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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공포에 ‘매파’ 급전환...가속페달 밟은 美 연준
테이퍼링 속도 2배로
블룸버그 “연준 올해 정책 중 가장 매파적”
FOMC “기준금리 2023년 말 최대 2.125%”
연준 태도변화는 “경기회복 자신감” 분석도

40년래(來) 최악의 상황에 놓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정책을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2배로 늘리는 것과 동시에 내년 봄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제시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이 미국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는 만큼, ‘인플레 투사’로서 미 연준의 모습은 향후 더 선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15일(현지시간) 낸 성명을 통해 현재 매달 150억달러(약 17조7750억원)인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300억달러(약 35조5500억원)로 늘리고, 마무리 시점을 내년 3월께로 당긴다고 못 박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가 연준이 올해 내놓은 정책 가운데 가장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서도 신중하게 접근했던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FOMC 위원들의 접근법이 과감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날 공개한 점도표(금리 인상 전망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3명이 현재 0.00~0.25%인 기준 금리가 2023년 말에는 최대 2.1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저치도 1.125%였다.

이는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9월 기준 금리 1.625%를 예상한 것이 최대치였고, 현재 0.00~0.25%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한 위원까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불과 3개월 만에 예상 금리의 최대치가 0.5%포인트 상향 조정될 만큼 인플레에 대한 위기감이 가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8% 상승하며 지난 1982년 6월 이후 약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9.6%포인트 올라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물가 폭등에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매 판매조차 부진했다. 연말 소비 대목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8% 증가)를 밑돌았다. 전월 1.8% 늘며 소비가 부활하나 싶었지만 이내 고꾸라진 것이다.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 상황과 관련해 ‘일시적(transitory)’이란 표현을 삭제한 것은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벌이면서도 경기 침체가 발생해서는 안 되는 풀기 힘든 시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경제를 붕괴시키기 않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실을 꿰기 어려운 바늘을 들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태도 변화엔 미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파월 의장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경제 불확실성을 높여줄 리스크지만, 미국 경제는 최대 고용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더 많은 양의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팀 수석전략가인 짐 카론은 CNBC 방송에 “(FOMC 결과로)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평가했고, RBC자산운용의 채권투자 전략가인 톰 개럿슨도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지만 시장이 그 정도는 괜찮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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