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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 공들이는 尹...두자릿수 지지율
호남인물 영입 ‘핵심적 역할’ 맡겨
“정권교체 힘 보탤것...전화 많이 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호남 공략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호남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민주당계 중진이 ‘키’를 쥐는 위원회도 연달아 발족시키는 등 서진(西進) 정책에 적극적이다. 몇몇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는 최근까지 국민의힘의 험지로 꼽히는 호남에서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당시 호남 득표율보다 높은 값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 체제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전날 전남 출신으로 민주당에 정치 뿌리를 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중심의 동서화합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참여 인원만 23명이다. 윤 후보가 직접 박 전 부의장에게 직을 제안했다. 박 전 부의장은 통화에서 “영·호남 화합을 위해 세부적인 일을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앞서 민주당 대표 출신인 김한길 전 의원 주도의 새시대준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정권교체를 원하지만 국민의힘 지지는 망설이는 이를 끌어오기 위한 조직이다. 이 곳 또한 호남 민심을 다독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는 선대위 안에서도 호남 출신 인사들을 눈에 띄게 배려하고 있다. 전남 광산 출신의 김동철 전 의원, 전남 함평이 고향인 유종필 전 서울 관악구청장을 특별고문으로 올린 일이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윤 후보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소통키도 했다. 국민의힘으로 온 이 의원은 현재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과 새시대준비위원회 대외협력본부장 등 요직을 맡고 있다.

현재 윤 후보에 대한 호남의 지지율은 ‘기대 이상’이라는 게 야권 내 이야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가상 5자대결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광주·전라 지역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62.0%, 윤 후보 18.7%로 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한 4자대결 조사(5~10일, 3043명)에선 같은 지역의 지지율이 이 후보 68.9%, 윤 후보 18.3%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p). 이 후보의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윤 후보의 현재 지지도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대 대선에서 압승을 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시 호남 득표율은 9.0%였다. ‘선거의 여왕’으로 칭해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기록한 호남 지지율도 10.5%였다.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2.52%에 불과했다.

호남 출신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한 중진급 인사는 “요즘 ‘정권교체 뜻을 따라 나도 국민의힘에 힘을 보태겠다’는 전화가 상당히 많이 오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당 내에선 지금의 분위기는 대선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윤 후보의 서진 행보가 ‘보여주기식’으로 끝난다면 되레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윤 후보가 호남 인사들의 이름만 빌리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여론조사에 취해 자만하면 안 된다. 작은 말 실수가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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