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토크쇼 '쓴소리 라이브 신장개업'에 깜짝 참석해 윤희숙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희숙 전 의원 주도의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유튜브 생중계 발대식에 깜짝 방문했다.

윤 후보는 20·30세대들의 '쓴소리'를 직접 듣고 진땀을 뺐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윤 전 의원이 20대 여성 대학생, 30대 남성 서양철학자, 40대 언론사 기자 등 3명을 패널로 불러 마련한 '쓴소리 라이브, 신장개업' 행사에 예고 없이 들러 20분간 대화를 했다.

윤 전 의원은 윤 후보를 향해 "쓴소리를 요약해주겠다"며 "'내가 검찰에 있을 때' 이런 이야기 좀 그만하라고, 20·30이 듣기 싫다고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에 "아…"라며 말문이 막혔다가 "젊은 사람이 하라고 하면 해야지"라고 답했다.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윤 전 의원은 또 "뭘 이야기해놓고 '내 의도는 이게 아니고 네가 잘못 들은 것'이라는 얘기도 하지 말라고 한다"며 "분명하고 깔끔하게 표현하라는 게 20·30의 요구다. '기자들이 잘못 옮겼다'고 하지도 말라고 한다"고 하자 윤 후보는 "그렇게 해야죠. 근데 억울해도?"라고 물어 현장에선 다시 웃음이 터졌다.

윤 후보는 '꼰대 이미지가 굉장히 크다'는 지적에는 "인정한다"며 "근데 자기가 꼰대인 걸 아는 꼰대를 봤는가. 그건 꼰대가 아니잖아요"라며 억울해했다. 이에 윤 전 의원이 "후보의 고질병이 마지막에 변명을 붙이는 것"이라고 하자 윤 후보는 "콜하게 '아이 엠 꼰대'! 그래요"라고 했다.

'20·30이 친한 척하지 말라고 한다. 형님 같은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 다운 대통령을 원한다고 한다'는 말에 윤 후보는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젊은 사람들은 자기들한테 관심 두고 좋아하는 것을 귀찮아한다고 했다"며 "너희랑 나는 다른데 왜 자꾸 이리 오려고 하느냐. 각자 제 역할을 제대로 해라. 그런 뜻이죠?"라고 했다.

'연설이나 공약 메시지 등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말에는 "부족했고 잘못했고 앞으로 잘할게요"라고 답변했다.

'20·30에게 윤 후보 이미지가 회식 때 술을 억지로 권하는 부장님 스타일이라고 한다"고 하자 윤 후보는 "과거에 같이 근무한 사람 없나. 왜 이렇게 억울한 일만 있나"라고 웃었다.

윤 후보는 "내년 3월9일에 만에 하나 낙선하면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40대 패널의 질문에는 "제가 아침에 나올 때 평일에는 상관 없는데, 우리 강아지들이 주말을 정확히 안다"며 "특히 일요일에 나오려고 하면 상당히 삐쳐있고 저녁에 들어가면 달려와 뽀뽀를 해주는데 잘 안 해준다"고 했다.

이어 "저는 (당선)될 것으로 보지만 만약에 저에게 3월9일 이후든, 나중에 5년 이후든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우리 강아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제가 정치한다고 저한테 많이 삐쳐있는 우리 집 강아지들을"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토크쇼 '쓴소리 라이브 신장개업'에 깜짝 참석해 윤희숙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윤 후보는 이날 쓴소리를 들은 데 대해 "저에 대해 잘 관찰하고 쓴소리를 한다는 건 저에게 관심을 많이 보여준 것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도입부가 너무 길다"는 지적을 받은 윤 후보는 "늘 법정에 가서 법관을 설득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니…"라며 "검사라고 하면 권위적인 줄 아는데 판사 앞에 가면 '고양이 앞 쥐'가 검사다. 판사를 잘 설득해 결과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다보니 판사 앞에서 두괄식 이야기를 할 수 있나. 판사한테 정치인이 하듯 메시지를 그냥 날리고 그럴 수 있는가"라고 했다.

또 "판사 설득을 26년간 하다보니 정치로 딱 바뀌면 그게 잘 안 고쳐지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그래도 많이 고쳐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쓴소리를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젊은 분들 지적을 열심히 들으러 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