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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자연의 현장에서] 카카오페이, 서울사랑상품권에도 통할까

가히 ‘대전(大戰)’을 방불케 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 선정이 막을 내렸다. 2022년부터 2년간 신한카드, 신한은행, 티머니, 카카오페이로 구성된 신한컨소시엄이 서울사랑상품권을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입찰에는 신한컨소시엄 외에 우리금융그룹과 KT, 웹캐시가 협력한 비즈플레이 컨소시엄, KB금융그룹이 NICE정보통신과 만든 나이스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서울사랑상품권 자체가 굴지의 금융그룹들이 모두 탐을 낸 사업으로 읽힐 수 있는 셈이다.

다들 군침을 흘리는 상황에 비해 수익성은 매력적이지 않다. 상품권 판매료 수익은 1%가량이며 내년 판매 예정액은 5000억원으로 연 50억원 수익을 가져갈 뿐이다. 다만 서울시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수분 안에 매진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이 자아낼 부가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인 카카오페이를 설치해야하고,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 상품권이 특정 사용처에서 얼마나 쓰였는지에 대한 데이터 수집도 가능한 부분이다.

서울사랑상품권의 기존 운영사였던 제로페이는 이번 입찰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그간 늘려왔던 가맹점을 카카오페이에 넘겨야 한다. 상품권 가맹점을 관리할 권한은 서울시에 있어 현재 해당 가맹점 정보 이전 시기와 범위는 서울시가 운영사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페이는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로서의 지위는 잃었지만 온누리상품권과 여러 지역상품권의 운영을 맡고 있고 또 위챗페이와 연계를 추진해 글로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주목할 부분은 카카오페이의 역할이다. 제로페이가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였던 2년여 동안 지속 제기된 사용성 측면에서 개선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우선 과제다. 제로페이 시스템에서 서울사랑상품권은 결제 시 통신 상태가 불안정하다며 오류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고, 가맹점을 찾는 작업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꾸준했다. 경비 처리를 위한 영수증 증빙작업도 일일이 캡처해야 했다. 상품권 인기가 커질수록 서버에 사람이 몰려 대기가 길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사용성 측면 개선과 함께 카카오페이를 통한 상품권 결제 분야에서의 ‘혁신’도 예상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그간 사용자 편익을 증진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플랫폼을 통해 제공해왔다. 재미와 금융을 합한 서비스도 카카오페이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따라서 상품권 운영에서도 기존 카카오페이 서비스의 특성을 십분 살린 혁신 요소를 가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 컨소시엄은 가맹점 모집과 관리, 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 절감, 시민 편익 등 측면을 고루 고려해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그간 다른 지역에서 운영사가 교체되면서 겪었던 잡음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1년씩 연장했던 계약이 2년 단위로 길어지고, 자치구에서 서울시 전체로 사업이 커진 만큼 서비스 규모 확대에 따른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편의와 혁신이 함께하는 새로운 서울사랑상품권의 등장을 기대한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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