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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픽]헝다, 정치권도 덮쳤다...광저우시 서기·시장 동시 해임
쉬자인 돈, 정치권 파장 커질 듯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쉬자인 회장이 기자들의 취재 공세에 웃으며 빠져 나가고 있다. [시나닷컴 캡쳐]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사태가 정치권까지 덮치고 있다.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의 최근 단독 보도에 따르면 광저우시 장숴푸(張碩輔) 서기와 원궈후이(溫國輝)시장이 지난 3일 해임됐다. 시의 일인자와 이인자가 동시에 해임된 것은 광저우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시작된 반얀트리(벵골보리수) 대거 벌목과 이전으로 지역주민들의 원성이 크다는 게 해임 사유로 거론되고 있다. 반얀트리는 이 지역 향토 수종으로, 더운 날씨에 시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도시 녹화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나무 때문에 거물급 관리를 해임한다는 것은 중국 정치 인사시스템에서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광저우를 본거지로 하고 있는 헝다 디폴트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

광저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얀트리. [163닷컴 캡쳐]

반정부 유튜버인 ‘차이징렁옌(財經冷眼)’은 “광저우처럼 큰 도시에서 시 서기와 시장 같은 거물급 관리를 같은날 해임한다는 것은 부패에 연루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형 사건에 대한 연대 책임 같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숴푸 서기나 원궈후이 시장 정도의 서열이면 웬만한 부패 가지고는 해임까지도 안 간다.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헝다사건과의 연관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1996년 광저우에서 설립된 헝다는 부동산 개발업체로 사실상 부채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헝다는 280개 도시에서 1300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며 직원 25만명의 중국 2대 부동산 개발업체다.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빈농출신으로, 철강회사 말단 직원으로 출발해 한때 중국 최대 부자로 등극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떼돈을 번 그는 부동산 외에도 전기자동차, 테마파크, 생수, 식료품, 헬스케어, 프로축구단 운영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문어발식 확장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까지 겹치며 헝다는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부채는 3000억달러(약 360조원)로,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육박하는 규모다. 6일까지 지급해야 하는 달러채권 이자 8249만달러를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 상태다.

21일 중국 헝다 그룹이 베이징에 세운 아파트 단지 앞으로 한 여성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헝다 그룹은 6일 달러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다. 연합뉴스

헝다 사태가 중국 경제 뿐 아니라 국가 신용에까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자 결국 중국 정부가 개입했고, 6일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지난 10년간 배당금 규모는 112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80억달러가 쉬자인 회장 주머니로 들어갔다. 쉬자인 회장의 돈이 정치권으로 유입된 정황이 나올 경우 중국 정가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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