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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크림 사태 반복 안해”...푸틴 “나토가 우크라 정복”
미·러 ‘우크라 위기’로 신냉전 고조
6개월 만에 121분 화상 정상회담
웃으며 시작 비공개 전환되자 냉랭
바이든 ‘노르트스트림2’ 카드 압박
푸틴 나토 동진 명시요구...美 무반응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AFP]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면 정상회담 이후 6개월 만에 화상으로 마주한 미국-러시아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군사력 증가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경제 제재 등 강력 조처를 경고한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기의 책임을 러시아로 떠넘기려 해선 안된다고 받아치면서다.

로이터·AFP·dpa통신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미·러 정상회담은 한국시간 8일 오전 2시 10분께(미 동부 시간 오후 12시 10분, 러시아 시간 오후 8시 10분) 종료됐다. 회담은 121분간 진행됐다.

서로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한 회담 분위기는 비공개로 전환된 후 급격히 냉각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러시아의 병력 증강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 동맹의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 시에 강력한 경제적 조처와 다른 조처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현재 외신에선 러시아를 국제 결제망에서 퇴출하고 러시아 은행의 거래를 차단하는 등 글로벌 금융에서 러시아를 따돌리는 극단적 대책을 마련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눈을 직접 바라보며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침탈할 당시 서방이 하지 않았던 일들을 지금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푸틴을 향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직설적이었다”고 말했다.

회담 석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한 제재 재개 카드도 꺼내들었다. 이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것을 보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았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며 “정세 악화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로 떠넘기려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東進)을 금지하는 신뢰할 수 있고 법률적으로 명시된 보장을 받는데 큰 관심이 있다는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이 민감한 우크라이나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도록 실무팀에 지시한 만큼, 향후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그동안 미국 외교 공관의 활동에 가한 모든 제한을 선제적으로 해제하겠다고 했다.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국제안보와 안정유지를 위한 각별한 책임을 인식하고 대화와 접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서방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고, 러시아의 외교 노선 복귀를 지속적으로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정상과 통화하고 결과를 전한 뒤 철저한 공조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여기에 오는 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접촉, 우크라이나 방어에 대한 서방국의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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