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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가스전 봉쇄’ 하이브리드 카드로 러시아 압박
바이든·푸틴 화상회의서 ‘노르트스트림-2’ 재중단 카드 꺼내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위치한 독일-러시아 간 천연가스 송유관 ‘노르트스트림-2’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한 카드로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Nord stream-2)’ 사업에 대한 재중단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 국가 수입의 주요 원천 중 하나인 천연가스전 사업에 직접적 타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자원을 앞세워 유럽을 흔들려는 러시아를 견제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미 동부 시간, 한국 시간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강력한 경제적 조처를 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점은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대목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회담 석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가스관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것을 보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선 안된다’고 명확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유럽과의 결속 강화 차원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완공에 찬성했지만, 러시아가 서방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고조하고 있는 상황 속에선 러시아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사업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영국,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계획 초기부터 반대해왔다. 우크라이나 역시 노르트스트림-2가 자국을 통과하는 기존 가스관을 대체하면 안보상의 억지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노르트스트림-2 사업이 재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독일-러시아 간 천연가스 송유관 ‘노르트스트림-2’ 관련 시설의 모습. [로이터]

러시아와 함께 노르트스트림-2 사업 당사국인 독일 내부의 정치적 변화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독일 당국은 애초 올해 9월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최종 승인을 내릴 방침이었지만, 법규상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6일 최종 승인을 보류한 바 있다.

8일 출범 예정인 독일 사회민주당(SPD) 올라프 숄츠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이 노르트스트림-2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점도 러시아의 가스전 사업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독일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으로 내정된 안나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 대표는 “러시아가 ‘포커게임’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 협박당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노르트스트림-2 승인 중단 결정에 환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경우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러시아 관세 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총 수출액 가운데 천연가스의 비중은 7.5%(약 250억달러)에 이른다. 에너지 분야가 정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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