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0%, 서울 첫 보합 전환 나와
서울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년 6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집값 고점에 대한 불안감에 더해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이 맞물리면서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결과로 해석된다. 대통령 선거 등 대형 변수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기사 15면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3으로, 지난해 5월 25일(99.7) 이후 1년 6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갔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공급·수요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이다. 기준선을 중심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에 이어 경기가 이번 주 100 아래로 향하고, 인천이 100에 가깝게 다가서면서 수도권 전체의 매매수급지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0으로, 3주 연속으로 100선 아래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서울 5개 권역 중 유일하게 기준선 위에 있었던 도심권의 수급지수마저 이번 주 99.0으로 떨어지면서 동북권(98.6), 서북·서남권(97.7), 동남권(97.5) 등 서울 전역이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20% 넘게 상승한 경기의 수급지수는 이번 주 99.5를 기록, 지난해 5월 11일(99.4) 이후 100 밑으로 하락했다. 인천의 수급지수는 102.1로 기준선 위에 머물렀으나,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00에 바짝 다가섰다.
매수심리 위축은 집값이 급등하며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금융 당국의 돈 줄 죄기가 가속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2일 역대급 종부세 고지서 발송 이후 매도를 고민하는 집주인은 늘었으나, 매수자의 관망세는 더 짙어졌다.
이번 주 서울에선 강북구(0.00%)가 1년 6개월 만에 보합 전환하며 냉각된 시장 분위기를 나타냈다. 관악구(0.01%) 역시 사실상 보합권에 놓였다. 대출 규제에 민감한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 전까지 매수세가 주춤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부동산 공약이 나오면서 변화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정책 변화와 가격 변동, 금융비용 변수 등을 고려하면서 관망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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