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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발 따라가면 두 발 달아나는 ‘백신주권’
오미크론 등장에…멀어지는 백신 개발
화이자·모더나 변이바이러스 수개월전 준비
60~90일 내 오미크론 부스터샷 임상 예정
한국, 오리지널바이러스 대응 백신조차 미완성

전 세계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베타, 델타 등 기존 변이보다 감염력이 큰 것으로 추정되면서 더 큰 유행이 오지 않을까 아연 긴장 상태. 다행히도 글로벌 백신업체들은 4~6개월 내 오미크론 대응 백신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오리지널 바이러스 대응 백신조차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라 ‘백신주권’은 점점 더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오미크론,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 클 것”=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는 아프리카 118건, 유럽 26건 등 150여건(14개국).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확산이 거세자 유럽 등은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다시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아직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32개나 된다는 점에서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몇 배 이상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전파력이 가장 높다는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16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전파력)을 가질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 봤을 때 기존 변이보다 감염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변이가 기존 백신으로 통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모더나, 수개월 내 백신 개발 장담=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오미크론에 대응할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화이자와 mRNA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29일 “이런 상황에 대비해 이미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수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은 6주 이내 개발, 100일 이내 초기 물량 출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 역시 “우리의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는지 수주 이내에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베타·델타 변이 임상을 오미크론으로 확장해 60~90일 이내에 오미크론 부스터샷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개발사들이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하는 이유는 이미 백신을 개발해본 경험과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 플랫폼에 항원을 추가해 실험했을 때 반응이 있다면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백신 개발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 만약 효과가 없다면 또다시 전 세계가 대유행에 휩쓸리게 된다.

정 교수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다면 다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백신 개발사들이 발 빠르게 준비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오리지널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집중=국내 백신기업들에는 또 다른 숙제만 쌓여가는 모습이다. 아직 오리지널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백신조차 개발하지도 못했는데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추가되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기업 중 가장 빠르게 임상 3상에 들어간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후보 물질 ‘GBP510’은 최초 중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기초 연구는 하고 있지만 우선은 오리지널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 게 1차 목표”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플랫폼기술이 있어야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도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몇 개월 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얘기하는 이유도 이런 플랫폼기술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유코백-19’도 기존 항원에 2~3개 항원을 추가하는 방식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실험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도 임상 개발 중이지만 변이 바이러스를 목표로 한 임상은 아직 초기 단계다.

시민 유모(45) 씨는 “백신 개발속도보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속도가 더 빨라 가뜩이나 어려운 백신 개발 과제가 더 암담해지고 있다. 한국의 백신주권은 하세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손인규·도현정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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