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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역대 최고 수출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한국경제

11월 수출이 604억달러를 기록하며 32.1%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이 6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수출과 무역 규모 달성이 확실시 된다. 무역액은 1조달러를 훌쩍 넘긴 1조1375억달러로 이미 11월까지만으로도 역대 최고치다.

게다가 지난해 11월은 수출이 코로나19의 내리막에서 벗어나며 증가(3.9%)세로 전환한 첫 달이다. 올 11월은 기저 효과조차 크지 않았음에도 30%대 고성장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자축의 분위기를 낼 수는 없다. 공급망 차질이라는 악재는 여전한 데다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출현이 세계 경제에 발작과도 같은 충격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엄청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감염을 우려한 사람들이 대면으로 일할 의욕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곧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공급망 교란도 심화된다는 의미다. 미국, 유럽연합(EU) 할것 없이 세계 각국의 증시가 하락일변도로 가는 이유다.

공급망 차질은 가장 먼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안 그래도 엄청나게 오른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1일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의 생산비용이 3.46%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3년 전보다 원유 가격은 36.3%, 비철금속 가격은 33.1% 각각 상승했다. 철광석은 30.3% 올랐다. 경쟁력이 낮은 기업들은 이 같은 비용 상승 부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된다.

안 그래도 국내 상황은 어둡다. 최근 발표된 10월 국내의 산업생산은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1.9%)했다. 설비 투자도 17개월 만에 최대(-5.4%)로 줄었다. 소비는 플러스지만 0.2%에 불과하다. 정부는 “추석 대체공휴일 때문에 조업일 수가 줄어든 탓”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영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기만 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다행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조건은 그 너머를 걱정하게 만든다. 제조업의 생산과 출하가 각각 3.4%, 2.9%나 줄어든 것은 공급망 차질의 여파로 보기에 충분하다. 금속(-5.9%)과 자동차(-5.1%), 기계장비(-4.4%) 등의 감소폭이 특히 큰 게 이를 방증한다.

이런 국내 상황으로 볼 때 11월의 날개 단 수출실적은 놀라운 수준을 넘어 의아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그건 한국 경제의 저력일 수도 있다. 오늘날 한국 경제의 성장사는 수출엔진으로 이뤄진 것 아닌가. 섣부른 자축은 이르지만 자신감만은 충만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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