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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복되는 공소장 공개 논란…미국은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공개가 원칙인 공소장 유출로 처벌해선 안 돼” 지적
공개 시 감찰 내지 수사, ‘권력 수사 막는 도구’ 비판도
기소와 동시에 공소장 공개하는 美… 수사 자료까지
“어떤 혐의로 벌 받는지 비공개하면 독재수단 될 수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관계자들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서버 압수수색을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유동현 기자] 이성윤 서울 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검찰청 압수수색까지 나서면서 해묵은 공소장 공개 범위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범죄 성립 가능성에 회의적인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공소장 유출을 사유로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권력수사를 무마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전날 대검 정보통신과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공수처는 이 고검장에 대한 공소사실 요약본을 외부로 유출한 게 공무상 비밀누설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공소장은 공개하는 게 옳고 이를 유출했다며 처벌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장은 공개재판의 원칙에 따라 국가가 특정 개인을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문서로서 ‘비밀’일 수가 없다”며 “직업적 징계를 할 수는 있겠지만, 공무상비밀누설죄를 적용하는 것은 해당 공무원에게 부당하다”고 말했다.

재판에서 공개되고 공적 자금이 투입된 공소장을 비공개로 설정해, 오히려 검사들을 감찰 내지 수사하는 것은 권력수사를 못하게 막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단 비판도 나온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공소장은 공개가 원칙”이라며 “야당에 상처를 줄 거 같은 건 공개하고, 정권이 상처받을 건 공개 안 하고 감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유명 사건의 경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차근차근 다 설명을 하고 공소장도 공개를 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재판 전 수사기관을 통해 (공소장이) 외부에 알려지면 유죄로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국민들이 유죄로 예단을 갖게 하는 폐단이 있다고 보고, 수사기관 임의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소장은 첫 공판기일에 법정에서 검사가 낭독하는 문서다. 하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과는 무관하며, 피의사실 공표죄 역시 다른 나라에서 입법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다.

미국의 경우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주요 사건의 공소장을 실명으로 원문을 그대로 공개한다. 미연방수사국 FBI는 심지어 공소장이 아닌 수사 자료도 업로드 해, 힐러리 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이메일 압수 자료 내용도 공개할 정도다. 미국법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미국은 기소하면서 거의 다 공소장을 공개한다”며 “우리나라는 재판이 시작돼도 법무부 마음대로지만, 미국은 법무부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공소장 전면 공개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검사 출신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혐의로 벌을 받는지가 비공개되기 시작하면 독재 수단이 될 수도 있고, 그 전제로서 공소장은 당연히 공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시민이 무슨 죄로 재판받는지 알아야 국가가 부당하게 기소하면 재판도 하고 항의도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안 가르쳐 주면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소장 공개 논란은 지난해 2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훈령을 근거로 국회가 요구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요약본만 국회에 제출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해당 훈령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추진돼, 조 전 장관 퇴임 후인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행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월 해당 규정을 검찰 수사 상황이 보도될 시, 내사까지 착수할 수 있도록 대폭 강화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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