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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라오스 철도 개통 임박…경제 개발 기대감 커지는 라오스
한국 기업인 ‘탓루앙레이크 경제특구’ 현장 답사
비엔티안 동부 탓루앙 호수 주변 365만㎡ 개발
“라오스 경제개발 중심지로 발전 가능성 커”
“고속철도 개통으로 현지 투자 크게 늘어날 것”

[비엔티안(라오스)=박일한 기자] 지난 17일 저녁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더큐브호텔 연회장에선 느닷없이 아리랑 합창이 흘러나왔다. 한국 기업인들의 라오스 방문을 환영한다며 자리를 함께한 키케오 카이캄피툰 라오스 부총리가 한국 노래를 알고 있다며 갑자기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 기업인들과 라오스 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했다. 행사장은 금방 박수와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키케오 부총리는 “한국에 두 번 방문했는데 뛰어난 기술과 발전한 도시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한국처럼 잘사는 나라에서 라오스에 투자를 검토한다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내 종합 부동산 기업 디엔씨민은과 국내 기업인 60명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5박 7일간 라오스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를 방문했다. 중국의 만봉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 개발 사업에 투자를 검토하기 위한 자리였다.

만봉그룹은 중국의 상하이를 거점으로 쓰촨, 산둥 등지에서 아파트, 상업시설 등을 지어온 부동산 개발 회사다. 라오스에선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데, 한국의 디엔씨민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 기업들로부터 투자 유치, 아파트 분양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만봉그룹이 디엔씨민은을 통해 한국 기업인들을 초청해 성사됐다.

지난 17일 양영환 디엔씨민은 회장은 라오스 정부청사를 방문해 키케오 카이캄피툰 라오스 부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 개발사업은 라오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 기업인들이 현장 답사를 위해 13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공항에 도착해 호텔로 향하던 순간부터 주석궁, 정부청사 등으로 이동할 때마다 경찰 호위 오토바이(콘보이)가 길을 안내했다.

한국 기업인에게 유일 정당인 라오 인민혁명당 신라봉 주석과 정부의 경제 담당 키케오 부총리는 주석궁과 정부청사로 직접 초청해 감사함을 표현했다.

신라봉 주석은 주석궁을 방문한 양영환 디엔씨민은 회장과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에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라오스 투자를 검토해 주셔서 특별히 감사함을 느낀다”며 “어떤 것이든 제안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라오스 정부청사에서 만난 키케오 부총리는 “코로나19 상황이긴 하지만 한국 기업인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라오스로 입국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비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국내 기업인들이 16일 오전 라오스 주석궁을 방문해 신라봉 주석에게 한국도자기를 선물한 후 환담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신라봉 라오스 주석, 양영환 디엔씨민은 회장,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중국 만봉그룹 푸젠 부회장.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는 비엔티안 동부지역의 탓루앙 호수 주변 365만㎡ 부지를 경제, 금융, 무역 중심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업무지구부터 고급주택 밀집지역, 상업센터, 첨단과학기술단지, 종교문화센터 등이 들어선다.

지름 750m, 수심 7m에 이르는 탓루앙 호수 중심엔 불교의 나라답게 세계 최고 높이의 좌불상을 건축할 예정이다. 내년까지 공사를 마치면 태국, 캄보이다, 미얀마, 베트남 등 주변 불교 국가에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호수 주변엔 만봉그룹이 2012년부터 현재까지 25억위안(4630억원)을 투자해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호텔,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푸젠 만봉그룹 부회장은 한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발 계획을 설명하면서 “라오스에서 유일하게 수도에 자리 잡은 경제 특구로 라오스에서 가장 큰 6차선 도로를 조성했다”며 “우리가 개발하는 지역이 곧 개통할 중국-라오스 고속철도 비엔티안역과 가까워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탓루앙 호수 주변 365만㎡ 부지를 경제, 금융, 무역 중심지로 개발하는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멀리 아파트 등 공사현장이 보인다.

오는 12월 2일 개통되는 중국-라오스 간 직통 고속철도는 라오스 현지에서 만나는 거의 모든 정부 관료가 언급할 정도로 기대감이 큰 프로젝트다. 원난성 쿤밍에서 루왕남타주, 우돔사이, 루앙프라방, 비엔티안으로 연결되는 422km 철로로, 개통하면 비엔티안에서 중국까지 이틀이나 걸리던 이동시간을 3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향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까지 연결할 예정으로 라오스 경제 개발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게 현지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륙국가로서 교통, 물류 여건이 좋지 않아 제조업이나 산업이 발달할 수 없었던 라오스의 한계가 철도 개통을 계기로 극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캄챈봉세안분 라오스 기획투자부 차관은 “중국-라오스 철도 개통으로 철도 주변을 중심으로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는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발전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에 방문한 한국 기업인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원주 부회장은 “라오스-중국 간 직통 철로 개통은 대한민국이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본격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라오스 성장의 가장 큰 기반시설이 될 것”이라며 “투자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영환 디엔씨민은 회장은 “작년 개통한 중국-라오스 고속도로와 곧 운행을 시작하는 고속철도로 인해 당장 중국관광객 및 투자자들이 라오스에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아름다운 풍경이 많은 라오스로 골프 및 관광을 즐기러 오는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 투자자에게 분양하고 있는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 내 아파트 모습.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라오스 정부는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10만달러 이상 부동산을 취득하면 영주권을 주며, 99년간 토지소유권이 보장된다. 이 기간 동안엔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다. 부동산세, 보유세, 재산세가 없으며,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은 다른 지역의 50% 세율을 부과할 예정이다. 특히 소득세는 소득 발생일로부터 4년간 면제하고 그 이후엔 5%만 부과하는 등 세금 혜택이 많다. 제조업에 필요한 기계설비, 건자재, 원료, 차량 등을 수입할 때는 수입관세를 면제한다. 무엇보다 향후 수익이 발생했을 때 한국으로 외화반출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쌔농셰이 카웃페이쑨 탓루앙레이크경제특구 관리위원장은 “라오스에 있는 12개 경제특구 중 유일하게 수도에 자리 잡은 탓루앙 레이크 경제특구는 발전 가능성 큰 만큼 이미 48개 외국 기업이 투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많은 세금 혜택과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으니 투자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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