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농·수협, 올 연말까지 대출 계획없다
벼랑끝 몰린 저신용 무주택자
8~9月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
“한도 꽉차 대출 재개 어려워”
산림청도 총량한도 이미 초과
NH농협 대출 재개에 기대감 ↑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던 NH농협은행이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선 연말 대출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희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자뿐 아니라 고신용자들에게도 자금처 역할을 했던 주요 상호금융의 대출 재개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22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단위농협과 수협은 연말까지 전세대출을 제외한 모든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재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소유자에 대한 대출을 차질없이 공급하라는 금융당국의 방침에도 2금융권은 예외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이들이 대출을 재개할 수 없는 건 연초 목표로 한 증가율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과 수협의 10월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7000억원, 600억원 줄어 상호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농협과 수협이 각각 지난 8월과 9월 차례로 신규 전세자금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을 중단시킨 데 따른 결과다.

단 이들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잔액이 줄었음에도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한참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농축·수협, 그리고 산림청의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은 208조원으로, 작년 말 대비 5%의 증가율을 목표로 한 정부의 권고안을 감안하면 올해 증가할 수 있는 금액은 총 10조4000억여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농축·수협·산림청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이미 13조원을 넘겼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목표치를 초과해)대출을 재개할 여력이 없다”며 “2금융권이다 보니 대출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농축·수협은 대출을 중단하기 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1금융권보다 더 낮아지는 등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 대출을 재개할 시 ‘수요 폭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조합원을 포함해 주택관련 대출을 전면 중단한 수협과 달리 조합원에 한해선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는 단위농협은 서울 내 한 조합에서 최저 2.75%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어주고 있다. 또 다른 조합에선 아파트담보대출을 최저금리 2.33%에 판매하기도 한다.

벌써 농·수협을 제외한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다른 상호금융에 이미 수요도 몰려가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4000억원, 6000억원에 이른다. 작년 10월 한 달간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잔액이 각각 500억 감소하고 700억원 증가한 걸 감안하면 증가폭이 눈에 띄게 급증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이들 상호금융도 모든 실수요자에 대해서 대출을 내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연말 대출이 필요한 실소유자들 사이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수요자는 NH농협은행의 대출 재개 소식에 대해 “농협을 시작으로 주르르 대출이 풀릴 것”이라고 기대한 반면 또 다른 이는 “출근길에 한 상호금융에 들러 상담해보니 담보대출이 다 중단됐다고 한다. 연말 대출이 필요한데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