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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서 오래 머물게...거대한 초록빛 정원
굿 디자인·K-디자인 어워드 연속 수상
햇빛이 숲의 나뭇잎 통과하는 방식 설계
갈대 숲·나무 오솔길 매일 매일 새로워
100개의 유명 작가 작품 찾는 재미 쏠쏠
소비욕구 자극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백화점의 정원이 달라졌다. 과거 옥상정원과 같이 남는 공간에 고객 휴식공간을 일부 조성하는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설계 단계부터 정원은 백화점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공간으로 들어가 있다.

지난 8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 역시 3층 외부 공간인 ‘더 테라스’로 나가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거대한 아트 조형물과 ‘텔레토비 동산’을 연상시키는 놀이공간, 온 가족이 쉴 수 있는 휴게 공간까지 더 테라스는 백화점에 쇼핑하러 온 것이 아니라 마치 야외공간에 가족들과 놀러온 듯한 느낌을 준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진행한 ‘2021 굿 디자인 어워드’ 공간·환경 디자인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한 동탄점 더 테라스를 통해 백화점 정원의 새로운 세계를 들여다봤다.

▶영업 공간만큼 중요한 휴게 공간=더 테라스의 규모는 3300㎡(1000평)에 달한다. 이 거대한 휴게 공간이 탄생한 것은 무엇보다 고객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점 오픈 전 동탄 신도시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사전에 설문조사와 수차례의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시행한 결과 고객 휴게 공간에 대한 니즈를 확인했다. 경영진은 이를 적극 반영하여 내외부 설계에 고객 휴게 공간을 늘렸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더 테라스다.

더 테라스는 같은 공간을 매일 방문해도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갈대 숲과 나무 오솔길과 같은 자연요소를 최대화하고, 중앙부에는 타원형의 대형 분수도 설치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비앙 머렐의 ‘Pentateuque(코끼리를 짊어진 사나이)’은 코끼리의 무게를 짊어 지고 있는 남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동탄점을 대표하는 인증샷 장소가 됐다. 더 테라스는 이외에도 곳곳에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개성적인 아트 조형물을 설치했다.

마치 ‘텔레토비 동산’을 연상시키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은 아이를 둔 가족들에게는 이미 명소로 통한다. 오르락내리락 언덕을 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과 동굴을 탐험하는 듯한 재미 요소까지 담았다. 가족 수요를 겨냥한 만큼 더 테라스는 온 가족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휴게 공간 조성에도 공을 들였다.

▶자연친화적인 설계, 매장에 부는 자연바람=더 테라스의 출입문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딩 도어로 제작한 것도 사소하지만 놓칠 수 없는 특징이다. 매장에 자연풍이 들도록 활짝 열어둘 수도 있고,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실내와 아예 차단시킬 수도 있다.

동탄점은 인근의 반석산에 이어 제2의 자연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베노이(BENOY)사가 자연 친화적인 설계에 초첨을 두었고, 더 테라스는 이를 느낄 수 있는 대표공간이다. 동탄점을 설계한 베노이사는 세계적인 쇼핑몰 설계사로 국내 롯데월드타워,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방콕의 아이콘시암과 런던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 등을 설계한 회사다.

더 테라스에 바라보는 백화점 건물 또한 일반 건물과는 다른 자연의 느낌을 살리려고 공을 들였다. 햇빛이 숲의 나뭇잎을 통과하는 방식을 해석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 아랫부분은 나무의 뿌리처럼 더 무게감 있는 색상과 패턴을 사용했고, 건물 위로 갈수록 가벼워지면서 더 많은 빛이 통과하는 자연의 신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 테라스는 ‘2021 굿 디자인 어워드’ 은상 이외에도 연속 수상 실적을 자랑한다. 7월에 진행된 ‘K-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상위 3%에 해당하는 ‘골드 프라이즈’를 수상했다. ‘K-디자인어워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꼽히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으로 매년 세계 각국의 정상급 디자이너와 스튜디오, 그리고 기업과 기관들이 출품작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오래 머물고 싶은 백화점에 집중하는 공간 디자인=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기존 백화점 디자인실 인테리어 파트를 분리하여 백화점 공간의 콘셉트를 수립하는 ‘공간 디자인팀’을 신설했다. 동탄점과 같은 신규 점포의 디자인 총괄도 이 팀에서 맡는다. 과거의 백화점이 실내 공간의 인테리어에 집중했다면 이제 백화점은 고객이 얼마나 오래 머루르고 싶은 공간이 되는지, 즉 고객의 시간을 뺏어오는 전략이 중요해졌다. 이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더욱 명확해진 오프라인의 변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백화점은 더 이상 판매에 의존한 기능적인 공간이 아닌 고객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계속 방문하고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중요해졌다”며 “동탄점의 콘셉트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로 ‘자연에 대한 사랑, 자연과의 교감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이란 기술의 반대되는 의미가 아닌 기술의 근원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편리와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동탄점은 더 테라스에 조형물로 아트 체험을 강화한 것처럼 전체를 하나의 갤러리처럼 꾸민 것도 특징이다.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지향하며,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와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예술적 요소를 극대화한 것.

세계적인 예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8m에 달하는 대작인 ‘In the Studio, December 2017’ 아트월부터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까지 100개가 넘는 작품들을 백화점 곳곳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백화점 최초로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등 총 31개 작품은 작품 옆 캡션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아트 앰버서더 배우 이동휘의 목소리로 작품 소개를 들을 수 있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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