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선 일상생활 못해...오프라인 필요
사람은 줄고 공간은 커지고...완성도 높여야
바뀐 소비 패턴 반영한 공간만 살아남는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7일 열린 ‘헤럴드경제 2022 컨슈머포럼’에서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가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 및 공간디자인의 급부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에서도 오프라인의 위력과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해묵 기자 |
가상 공간, 디지털 전환, 메타버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새로운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2022 컨슈머포럼에서 ‘플레이(Play)’ 주제로 강연을 한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트렌드를 읽되, 용어에 현혹되지 마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과연 무엇이 바뀌는 것일지, 거기에서 살아남는 것은 무엇이고, 교체 되는 것은 무엇인가를 정확히 판단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유 대표는 온라인 시대가 찾아와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수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 대표는 ▷시간을 뺏는 공간 ▷자연의 근접도를 높인 공간 ▷완성도가 높은 공간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을 주문했다.
▶“메타버스에서 일상생활 못해...오프라인 필요”=유 대표는 현실 공간의 가치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우리의 의식주는 여전히 현실공간에서 해결해야 한다. 먹는 것, 입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집은 가상공간에 없다. 유 대표는 “시각적인 측면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오감(五感)이 디지털 정보로 전환되는 수준으로 발전해야 오프라인 공간이 온라인 공간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온라인을 전면 배제하자는 입장은 아니다. 유 대표는 “미래에 무엇이 생길 것이냐는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지만, 중요한건 그 미래가 언제 오느냐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알아차리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은 소비자의 구매방식이다. 생산 방식도 그대로 이고 , 소비자가 사용하는 물건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예로 짜장면을 주문하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짜장면을 먹으러 중국집을 가야만 했던 시대를 지나 아날로그 전화기로 주문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이제는 배달앱을 통해서 짜장면을 주문한다. 하지만 판매 상품이 짜장면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유 대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미래에 당연히 벌어질 현상이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미래는 빠르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바뀐 소비 패턴 반영한 공간만 살아남아” = 구매방식이 바뀌면서 공간은 변곡점을 맡았다. 오프라인은 온라인이 줄 수 없는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것이 됐다. 유 대표는 “오프라인 공간이 소비자의 머무는 시간을 파는 곳으로 변했다”는 입장이다.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새로운 체험과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모두 고객의 시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유 대표는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새로운 체험과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모두 고객의 시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며 “그 경쟁에서 온라인과 경쟁력이 상대가 되지 않는 사업군은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만족도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공간의 특징을 유 대표는 “자연”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역성장한 사업만 봐도 알 수 있다. 골프, 캠핑, 등산 등 각종 레저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레저활동이나 여행은 온라인은 대체할 수 없다. 유 대표는 “숙소는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항공권은 이커머스로 주요 결제수단은 온라인으로 대신 할 수 있겠지만 여행 자체를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자연을 매개로 한 오프라인 공간의 가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트렌드가 된 플랜테리어(Planterior·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플랜테리어 트렌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연을 소비하고 자연과 가까이 하고 싶은 욕구는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플렌테리어는 사회가 산업화 도시화, 디지털화까지 진행되면서 인간이 가진 본능적 결핍을 해소하기 위한 갈증과도 같다”며 “공간에 자연을 담는 인테리어는 유행이 아니라 진화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줄고 공간은 커지고...완성도 높여야=유 대표는 공간의 활용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존에는 가장 효율적으로 공간을 운영했다면 현재는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 인구가 줄고,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간을 사용할 사람들이 절반 이하로 줄고 있어서다. 유 대표는 “사람들이 차지할 수 있는 점유의 공간이 늘어나면서 쾌적성뿐만 아니라 만족도가 높아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경험의 한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유 대표는 “높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사람들은 그곳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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