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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2만 도심집회 후유증 걱정…‘감염확산 기름부을까’ 초긴장
6일 연속 2000명대 신규 확진
인도·골목길 떼지어 흡연 예사
시민들 “집회 보니 딴세상 같아”
“전원 PCR 음성 아니면 안심못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사거리 인근 골목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흡연을 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이 성패의 기로에 선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또 다시 도심에서 강행한 대규모 집회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15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6명을 기록, 엿새째 2000명대를 이어가면서 걱정을 더하고 있다.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워킹맘 이모(40) 씨는 “위드 코로나를 한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종식됐다는 게 아닌데 민주노총 집회 장면을 보니 딴 세상 같더라”며 “혹시라도 확산세가 더 커질까봐 조마조마하다”고 불안해 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4) 씨는 “주말에 종로에 있는 학원을 다니는데, 집회 때문에 집에도 못 들어갈 뻔했다. 버스는 아예 다니지 않아 한참 걸어 지하철을 타고 갔다”며 고개를 저었다.

실제 해당 집회에서는 방역수칙 역시 전혀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애초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에서 499명씩 20군데에서 70m 간격으로 방역 수칙을 지킬 것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그러나 집회 당일 흥인지문사거리를 중심으로 이 같은 거리 규격을 지킨 조합원들은 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자리가 협소한 탓에 몇몇 조합원은 카페 앞 계단에 앉는 등의 풍경도 연출됐다.

특히 흥인지문사거리 인근 인도와 골목길에선 조합원들이 떼지어 담배를 피우는 탓에 연기를 뚫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속출했다. 한 조합원은 자신이 내쉰 매연에 한 시민이 손사래를 치며 지나가자 동료들과 장난스럽게 웃음을 짓기도 했다. 한 한의사는 자신의 병원 앞에서 흡연하는 조합원들에게 “다른 곳에 가서 피워 달라”며 안내하기도 했다.

이런 부정적 여론에 대해 민주노총은 13일 집회에 참가한 2만여 명의 조합원들의 거리를 두고 안전하게 집회를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도 이번 집회의 안전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집회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해서 전부 음성이라는 데이터를 내놓지 않는 이상, 집회에 감염 위험이 없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며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한 달 이후에 돌파감염이 되고 있다. 더구나 집회에 모여서 대화도 안 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가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향후에도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위드 코로나를 안착시키려는 방역 당국과 경찰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11·17 농민총궐기대회, 12·2 전국빈민대회, 내년 1월 민중총궐기를 준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민주노총 집회와 관련해 “환자 발생 여부에 대해 감시하고 있고, 아직 관련 행사(13일 집회)를 통한 확진자 보고는 없다”며 “집회 참석자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지침에 따라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편성했던 ‘10·20 불법시위 수사본부’ 규모를 67명에서 75명으로 확대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노총 주요 간부들에 대한 소환 요청을 해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집회 참가자 전원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경찰은 또 지난달 집회와 관련해서 이날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위원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7·3 전국노동자대회 등 대규모 집회들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5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강승연·김영철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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