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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통전세 막으려다...빌라 월세화 가속
사라지는 빌라 전세
15일부터 빌라 공시지가 150%로
취지 좋지만 ‘빌라 월세화’ 가속화
아파트 보증부 월세 비중 절반
주거비 부담 늘어 서민 만 애간장

‘깡통전세’를 막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전세대출금 보증한도 축소의 후폭풍이 서민들의 주거난 심화로 번지고 있다. 서민의 주거지인 빌라에서 마저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오는 15일부터 연립·다세대 등의 주택가격을 산정할 때 실거래가격보다 공시가격을 우선해 주택가격을 산정키로 하면서 전세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금액이 줄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지급할 수 있는 전세금또한 동반 하향되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기존에는 연립·다세대 등의 주택가격을 산정할 때 ‘1년 이내의 최근 매매가’를 우선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빌라의 주택가격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 150%를 적용한다.

이는 일명 ‘깡통전세’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계약서상 매매가격을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게 써서 전세대출을 높여 받는 경우가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보증금 사고의 위험성을 내포한다. 전세보증금 상환능력이 없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최대한 높여 받았다가 막상 시세가 떨어지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HUG가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상환해 주는데, 올해 10월까지 누적된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3972억원, 사고 건수는 1998건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가격에 대한 산정액이 줄어들면 세입자들이 들 수 있는 보증보험의 보장 범위 역시 따라서 줄어들게 된다. 이에 줄어든 보증한도로 전세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다시 빌라 전세 의 반전세 또는 월세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전세를 놓으려다 월세로 놓는 것을 고민하는 빌라 소유주들이 목격된다. 결혼과 동시에 서울 소재 신축빌라를 매수하고 실거주하던 A씨는 빌라 전세를 주고 본인들은 아파트 전세로 갈아타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최근 시세대로 빌라 전세를 내놓으려고 했는데 보증한도가 줄어들자 월세를 놓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A씨는 “공시지가로 계산하고 빌라를 살 때 받았던 주택담보대출금액까지 빼고나면 헐값에 전세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차라리 보증부 월세를 받아 매달 들어오는 돈으로 전세대출 이자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가 주로 선택하는 빌라 전세의 축소가 통계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 이미 빌라 등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전세 비중과 비등한 절반 수준 가까이 내려온 상태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주택 임대차 중 비아파트 (반전세 포함) 월세 거래 비중은 47.6%를 기록했다. 서울은 47.4%, 수도권은 44.8%로 나타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전세를 택했을 때 평균적으로 가처분 소득 중 주거비로 나가는 비용은 20% 수준이라면 월세는 30%~40% 이상”이라면서 “월세 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급속도로 커지는 서민에게 가장 타격이 간다”고 말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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