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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수출규제 교훈 어디로…“공급망 다변화 시급” [글로벌 공급망 차질 초비상]
10개 수입품목 중 3개가 특정국가 의존
중국이 요소수 수출 금지하자 즉시 타격
2년 전 日 반도체 소재 규제와 같은 상황
공급망 다변화 외쳤지만, 일부 진전 그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휴일인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공 요청과 요소수 품귀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수입 공급망 다변화를 경제안보적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10개 중 3개 이상 수입품목을 사실상 한 나라에 의존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안보가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수출을 규제하며 나타난 요소수 대란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요소수 사태는 2년 전 일본이 반도체 부품을 우라나라에 사실상 수출 금지했을 때와 양상이 같다. 뒷북 대처를 그만하고, 수입 공급망 다변화를 경제안보적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정부에 따르면 당장 이번 주에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 리터(ℓ)를 수입하고 가용한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주요 요소·요소수 생산국에서 수입을 추진한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부랴부랴 나선 것이다. 호주는 물론 베트남 등 여타 요소 생산 국가와도 연내 요소를 도입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올해 1~9월 수입된 국내 산업용 요소의 97.6%는 중국산이었다. 중국이 수출을 금지하면 우리나라는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요소수 수급난은 전력난을 겪는 중국이 지난달 15일 요소 수출 검사 의무화 조치로 사실상 수출을 금지시키면서 일어났다.

2년 전에도 정부는 특정 국가에 핵심소재 수입을 대부분 의존하다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일본 수출 규제 때문이다.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사용되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을 7월 4일부터 사실상 대한민국에 더이상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출을 금지한 나라만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정부 대처양상는 비슷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에도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품목별 우선순위를 결정해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반도체 핵심소재 등 소재·부품·장비 일부 산업 자립성은 높아졌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도 특정국가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가 수입한 품목 1만2586개 중 3941개(31.3%)는 특정국가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이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은 1850개다. 미국(503개) 일본(438개)보다 의존도가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이와 관련 “우리나라가 유독 수입 몰림현상이 심하고 중국에 의존하는데 이건 산업을 정부가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비용이 조금 들어간다고 한쪽과 수입만 해서는 안되는데 전반적인 외교능력과 산업에 대한 무지가 일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전반적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당장 전반적 공급망 점검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마그네슘, 실리콘 등 범용 수입 품목도 공급망 리스크가 있는지 살펴본다. 중국처럼 특정국가에서 수입이 멈춰졌을 때 나타날 영향을 파악해, 필요한 산업은 재고를 축적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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