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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해보험 절반이 GA서 팔렸다…“소비자보호 취약 우려”
장기인보험 판매 확대
불완전판매·민원 많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매년 손해보험 상품의 절반 가량이 보험대리점(GA)을 통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GA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GA의 내부통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세창 홍익대 상경대학 교수는 지난달 발표한 ‘손해보험회사의 GA 채널 선택 요인과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논문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국내 손해보험사(NH농협손해보험 제외)의 올 1~2분기 매출 중 GA가 차지하는 비중이 52.8%로 집계됐다. 2014년에만 해도 불과 41.5%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48.0%, 2019년 48.7%, 2020년 49.3%, 2021년 52.8%를 기록 중이다. 2014~2020년 평균은 42.1%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들이 장기인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GA 통한 매출 역시 늘어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생명보험사의 GA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6% 수준에 그쳤다. 생명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은행)나 전속설계사를 통한 영업 비중이 컸다.

손해보험사의 GA 의존도가 커진 배경으로 정 교수는 크게 2가지 요인을 꼽았다. 우선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전속채널을 구축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외부의 전문 판매채널인 GA를 이용하려는 유인이 크다. 최근에는 설계사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등으로 전속채널 유지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문제도 있다.

또 대형 보험사의 경우 자사 상품만을 취급하는 전속채널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GA를 이용했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은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비교한 후 구매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실증분석을 통해 GA 판매 비중이 높을 수록 불완전판매 비율, 민원건수가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장기보험의 판매 비중이 높을 수록 GA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술한 GA의 내 부통제 시스템, GA 소속 보험설계사의 교육 및 전문성 부족, 불건전 영업행위 등이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높은 손보사의 GA 채널 의존도가 GA 통제와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GA 채널을 통해 단기적으로 매출 증대를 이룰 수 있으나, 높은 수수료로 인해 장기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GA를 통한 불완전판매가 빈번해지면 보험사에 대한 신뢰도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며 “현재 수수료 중심의 경쟁을 완화하고, 서비스 질 중심으로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금융당국은 GA에 대한 소비자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GA 판매책임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사에 준하는 소비자보호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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