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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코 前의 한숨...대졸이상 비정규직 사상 최대
1년 전보다 32만명 급증
비정규직 차지 비중도 35.2%

#. 서울 소재 대학을 나온 A씨(34)는 졸업 후 4년 동안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메달렸다.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땐 이미 30대 중반이어서 뽑아주는 곳이 없었다. 고향 부모님 지원마저 끊긴 A씨는 편의점, 당구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지만 스스로 “사실상 백수”라고 말한다.

A씨 같은 대졸 비정규직 근로자가 28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다치다. ▶관련기사 2면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대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28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명(112.7%) 증가했다. 대졸 이상 비정규직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또 통계 작성 기준이 바뀐 2019년 이후와 비교해도 역대 최다치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806만6000명) 중 대졸 이상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5.2%로 지난해 같은 기간(33.9%)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2019년부터 기존에 포착되지 않던 기간제 근로자가 추가 반영됐기 때문에 2018년 이전과 2019년 이후 통계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지만, 대졸 비정규직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성별로 보면 대졸 이상 비정규직 중 여성이 161만2000명(56.7%)으로 남성(122만9000명·43.3%)보다 많다. 근로 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 202만2000명(71.2%)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시적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 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다. 이밖에 한 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가 100만5000명(35.4%), 파견·용역·일일 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를 포함하는 비전형 근로자가 55만7000명(19.6%)이었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은 기간제·시간제 근로자 등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30 청년층 비정규직도 급증했다. 올해 8월 기준 20대 비정규직은 141만4000명, 30대 비정규직은 101만6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20~30대 비정규직은 총 243만명(30.1%)으로 1년 전보다 12만5000명 증가했다. 전체 비정규직 10명 중 3명은 2030이었던 셈이다. 이외 60세 이상(29.8%), 50대(20.7%), 40대(17.6%) 등 순이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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