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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한·미 통상장관, 10년 만에 18일 서울서 만난다
美 철강관세·CPTPP 동시 가입 검토·글로벌공급망 협력 논의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미 상무부가 반도체기업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 “요청 자료 범위가 방대하고 영업비밀도 다수 포함돼 국내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나라와 미국 통상장관이 오는 18일 서울에서 만난다. 우리나라에서 양국 통상장관이 만나는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들은 국내 철강의 대미(對美)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할당)제 완화 여부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글로벌 공급망 및 디지털 통상 협력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오는 18일 서울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USTR 대표가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한창이던 2011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 대표는 15일 일본을 시작으로 18일부터는 우리나라를, 22일에는 인도를 차례로 찾아 무역·경제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한다.

양국 통상장관은 면담에서 국내 철강의 대미 수출량 쿼터제 완화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는 2018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협상 당시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물량은 200만t대로 대폭 축소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철강 관세분쟁 해소 합의로 우리의 쿼터제가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향후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었을 때 한국산 철강 수출은 일정 물량 이상의 수출길이 막힌 반면, EU산 철강 수출은 이전보다 늘어나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CPTPP 동시 가입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CPTPP는 미국을 제외한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결성한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지난달 중국과 대만, 영국, 태국 등이 전격적으로 CPTPP 가입을 신청하면서 우리도 CPTPP 가입의 파급효과, 취약 부문 보완 방안, 적절한 가입시기 등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내부적으로 미국과 CPTPP를 동시에 가입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로 양국 통상장관 면담에서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통상 관료는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할 경우, 미국과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그러나 현재 미국은 CPTPP 가입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후발주자로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무엇보다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측의 반도체회사 영업기밀 설문조사 요구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재차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앞서 여 통본부장은 지난 9월 미국 워싱턴DC, 10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타이 대표를 두 차례 만나 ‘미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회사 영업기밀 제공 요구’에 따른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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