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본사.[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승인받으면서 이커머스업계 3강 체제가 현실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인수를 승인했다. 대금 납부 등의 향후 절차가 남아 있지만, 미국 이베이와 협의를 거쳐 연내에는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가 설립한 아폴로코리아 유한회사의 지분 80.01%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아폴로코리아 유한회사는 이베이코리아의 100% 모회사로, 이베이가 미국 내 인수 절차의 편의를 위해 설립한 것이다.

이마트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 1조7000여억원 회사채 발행, 서울 성수동 본사 사옥 매각 등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인수대금 3조4404억원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신세계그룹은 네이버, 쿠팡에 이어 이커머스업계 3강을 형성하게 된다. SSG닷컴 점유율은 3%로 이베이코리아 12%를 더하면 15% 수준이 되면서 네이버 쇼핑(17%), 쿠팡(13%)과 어깨를 겨루게 된다. 이마트 부문의 온라인 비중이 50%로 커지면서 사업의 중심축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된다.

아울러 신세계는 충성도 높은 이베이의 270만 유료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셀러를 얻게 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국내 IT전문가 확보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베이의 숙련된 IT전문가를 얻게 돼 온라인 사업의 규모와 성장의 속도를 가속화 시킬 수 있게 된다.

이베이코리아는 향후 SSG닷컴과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은 지금처럼 G마켓과 옥션, G9 등 별도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이베이코리아의 인력도 그대로 유지된다.

올해 4월 신세계가 인수한 패션플랫폼 W컨셉도 사이트는 별개로 운영하면서,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가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거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신세계는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 극대화에 나선다.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그룹의 체질을 장기적으로 온라인 회사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가 중심이 되고 오프라인 유통이 뒤에서 받쳐주는 형태의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서 “신세계그룹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단순히 온라인 기업을 하나 인수한 것이 아니라 그룹 자산의 디지털화를 통한 대전환을 의미한다”라며 “거래 규모와 매출 비중 역시 ‘온라인 퍼스트’로 전이됨에 따라 온라인 혁신 DNA가 전사적으로 확산되고, 상호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