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참석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발언하고 있다. EAS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한국·미국·중국·일본 등 18개국이 참여했다. 중국에선 리커창(李克强·첫 번째 줄 왼쪽에서 첫 번째) 총리가 참석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참석한 국제회의에서 보란 듯이 ‘대만 방위 약속’ 카드를 또 한 번 언급하며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고 있는 중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참석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미국은 (대만을 향한)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은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lid)’ (방어) 약속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중국은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이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지역의) 역내 평화와 안정을 흔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남중국해를 포함해 해상의 자유, 개방된 항로, 방해받지 않는 통상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CNN 방송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 공격 시 미국이 방어할 책무가 있다고 발언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당시 외교 전문가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실언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 대표단도 참여한 자리에서 중국이 일명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며 강공을 펼쳤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 문제도 언급하며 “신장(新疆)과 티베트의 인권, 홍콩(香港) 주민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EAS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한국·미국·중국·일본 등 18개국이 참여했다. 중국에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제16차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리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별다른 대응 없이 “동아시아의 전면적인 균형과 회복을 추진하고 지역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자”면서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 동아시아를 공동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파트너 국가들과 공동 목표를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를 모색하겠다고도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경제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전문가들로부터 받아왔다”며 “미 당국자에 따르면 프레임워크 모색이 새로운 무역 합의에 관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