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선박이 일본을 향해 항해하고 있는 모습.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에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해 중국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 셰일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에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 셰일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각축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의 수입업체는 내년 3월까지 인도 물량을 확정하기 위해 미국 수출업체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수입업체가 원하는 미국산 LNG는 아시아와 유럽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셰일가스다.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도 올해 들어 두 배로 급등했으나 북미 셰일 가스전 덕분에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아시아로 수출되는 미국 LNG는 100만BTU(영국열량단위)당 25∼26달러(약 2만9000원~3만원)의 순익이 남는 것으로 추산된다.

마진이 상당히 좋은 탓에 미국산 LNG를 실은 배가 목적지로 가는 도중 화물 주인이 8번이나 바뀌기도 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수입업체가 약간의 마진을 취하고 이를 재판매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료 수요가 급감해 미국산 LNG가 수익을 내지 못했던 지난해 상황과 극명히 대조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세에 기존 석유회사는 ‘횡재’하기도 했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적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3분기에 LNG 거래로 최소 5억달러(약 5837억원)을 벌었다.

BP의 이번 가스 거래 수익은 다른 석유회사가 이번 세계적인 가스 공급난으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BP는 로열더치셸이나 에퀴노 등 경쟁사보다 가스 거래 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들 3사의 분기 실적은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공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