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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딜 중개로 첫 발 직접투자 큰 발 ‘플랫폼’ 내딛는다 ’ [VC 릴레이 분석 ①넥스트랜스]
크로스보더 경쟁력…투자무대 세계로 넓혀
준 블라인드펀드로 유망 스타트업 직접투자
한국·베트남·미국 등 85개 포트폴리오 보유
내년 펀드 2000억 규모로…헬스케어·ESG 집중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는 “한국과 베트남, 미국의 스타트업과 자본을 잇는 투자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상섭 기자

투자 중개·자문으로 출발, 직접 투자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스타트업 투자사 넥스트랜스가 글로벌 기술기업과 투자자본을 잇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0년대 중반부터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에 관여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아 온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는 한국은 물론 베트남, 미국 등지의 스타트업에 모험자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벤처캐피탈 통해 금융시장 첫 발...독립 후 넥스트랜스 설립 = 연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과정을 수료한 홍 대표는 국내 VC인 새롬벤처캐피탈(현 솔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금융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당시 투자은행(IB) 1세대가 된 대다수 동문들과는 다른 길이었다.

VC 책임심사역으로서 그는 성장가능성이 크지만 초기 투자금액이 작아 국내외 IB에서 들여다보지 않은 딜들을 꼼꼼히 살폈다. 즉, 스타트업들의 IB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는 크게 활성화된 국내 벤처투자에 대한 잠재성을 확인했다고 그는 말했다.

국내 VC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홍 대표는 2004년 회사를 나와 넥스트랜스를 설립했다. 그는 “국내외 IB들이 수백억원 단위의 투자유치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만, 이제 막 시작했음에도 잠재력이 큰 회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져 외면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이 때문에 남들이 보지 않은 벤처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향후 크게 성장할 스타트업을 눈여겨보며 투자 중계 및 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 딜 자문사로 시작...준 블라인드펀드로 직접투자까지= 넥스트랜스의 첫 시작은 당연히 쉽지 않았다. 크로스보더 딜 자문사로 전문성을 갖고, 외국 투자사들과 국내 스타트업의 가교 역할을 자처했지만, 시행착오가 많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등의 외국 투자사들은 우리나라의 공시 시스템조차 제대로 신뢰하지 않아 이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홍 대표가 직접 발 벗고 나선 사례가 많다.

그는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2000년대 당시 초기 스타트업들의 대표가 대다수 엔지니어 출신이라 투자 관련 특히, 외국 투자사들에 대한 대응이 무척 미숙했다”며 “이에 직접 관련 기술을 공부하고, 이를 소개했으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외국 투자업무에 능한 변호사를 섭외해 관련 공식문서 작업 등을 진행해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투자 관련 자문 업무를 수행하던 도중 2015년부터 홍 대표는 직접 투자에도 눈을 뜨게 된다. 준 블라인드펀드 등을 통해 투자를 중개한 기업들과 같이 유망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하면서다.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과 미국 등 전세계를 무대로 투자 = 이때부터 시작된 넥스트랜스 조성 펀드를 통한 직접 투자는 현재까지 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41개 국내 기업, 28개 베트남 기업, 16개 미국 기업 등 85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넥스트랜스는 초기 크로스보더 딜로 전문성을 다져온 만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무대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투자 가운데서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기업인 로킷 헬스케어와 온라인 영어 튜터링 플랫폼 기업인 링글, 양방향 온라인 음성(라디오) 플랫폼인 스푼 라디오 등 투자 건이 두드러진다. 모두 넥스트랜스가 초기 투자자로서 스타트업의 기초체력을 보조했고, 최근에는 대형 VC 또는 기업 SI(전략적투자자)들의 후속 투자가 이어지며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스푼라디오는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도 투자했다.

미국에서는 구글벤처스 등이 투자사로 참여해 주목을 받은 하이퍼파인(Hyperfine)이 대표적 투자 사례다. 하이퍼파인은 이동형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개발한 기업으로. 곧 미국 시장에 내년 1분기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가량을 인정받고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클라우드, AI 기반의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테서렉트 헬스(Tesseract Health) 등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더불어 베트남에서도 모바일 식품 배달대행업체인 촙(Chopp) 등 여러 회사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펀드를 통해 투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오히려 투자가 쉽지 않은 미국 시장을 뚫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이미 투자시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 시기에는 진출이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투자가 보수화되면서 초창기 리스크가 큰 투자에 자금모집이 쉽지 않자 오히려 넥스트랜스에도 좋은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잡아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ESG 등 유망 분야에 집중 계획 = 직접투자에 나선지 5년간의 투자로 성장 가능성을 본 넥스트랜스는 내년까지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내년 2000억원 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헬스케어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집중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특히 ESG의 경우 미국에서 관련 기술이 풍부해 이를 활용한 투자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넥스트랜스가 최근 D3, 퓨처플레이, 펜 인베스트먼트, 엑시엄(Axiom) 등과 투자한 스카이쿨 시스템즈(Skycool Systems)의 경우, 에어컨과 데이터센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특수 필름을 통해 지구 대기권 밖으로 배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홍 대표는 “이 특수 필름을 사용하면 기업은 전기세 등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전 지구적으로도 온난화 현상을 막을 수 있어 해당 필름에 대한 상용화를 통한 투자기회 창출은 ESG투자로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토바이가 주요 수단인 베트남에서도 환경 관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내연기관에서 전기오토바이로 변화하는 길목에서 전기배터리 교환이 가능한 스테이션을 만드는 등 관련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이세진 기자

number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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