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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음식 플라스틱, 얼마나 골칫거리면” 강철 그릇 등장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주간 배달음식만 먹고 난 뒤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라며 한 누리꾼이 공유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일주일에 2~3번은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직장인 A씨. 매번 먹고 난 뒤 ‘죄책감’이 몰려온다. 메인 음식과 함께 오는 각종 밑반찬, 수저, 음료까지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가득이다. A씨는 “배달을 한 번 시켜먹을 때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지니 마음이 편치 않다. 씻어서 분리 수거하는 것도 일”이라며 “어느정도 비용을 내도 좋으니 재활용 가능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은 배달앱 이용자를 위해 업계가 움직인다. 경기도 공공 배달앱 ‘배달 특급’에 이어 서울시가 2위 배달 플랫폼 업체 ‘요기요’와 손잡고 다회용기 사용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배달 쓰레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지던 다회용기 사용이 탄력을 얻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주간 배달음식만 먹고 난 뒤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라며 한 누리꾼이 공유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2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서울시, 스타트업 잇그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과 함께 배달 다회용기 사업을 실시한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시범 사업으로 배달 수요가 높은 강남구 일대 50여곳 음식점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한다.

다회용기 사용 가능 음식점에서 주문을 할 경우 소비자 선호에 따라 포장 용기를 고를 수 있다. 소비자는 앱 내 주문창에 나타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다회용기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다회용기 선택 시, 스테인리스 재질의 다회용기에 음식이 담겨 배달된다. 식사를 마친 뒤 문 앞에 용기를 두면 회수해 가는 시스템이다. 용기를 별도로 씻을 필요도 없다.

요기요가 12일 강남구 일부 음식점을 시작으로 다회용기 사용 사업을 실시한다. [요기요 캡처]

재활용 가능한 다회용기는 플라스틱 배달 쓰레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거론됐지만, 업계는 ‘비용’을 이유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용기 자체가 플라스틱보다 비싸 교체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이를 회수하는 데도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세척에도 비용이 따른다. 업계는 용기를 회수하고 세척하는 과정에 적어도 2500~3000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서울시-요기요 배달 다회용기 사업에서 회수와 세척을 담당하는 ‘잇그린’은 기존 ‘생활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용을 낮췄다. 택배업체, 배달 대행업체, 실버 택배 업체 등과 제휴를 맺었다. 해당 업체들이 기존 배송·배달 업무를 수행하며 인근의 다회용기를 수거해 모아두면, 이를 잇그린이 다시 회수해 세척하는 방식이다. 일정 시간 안에 반납되지 못한 배달 용기는 잇그린이 자체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회수한다.

소비자 또한 일정 정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요기요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환경 부담금의 일종으로 주문 시 1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요기요는 다회용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11일까지 500원으로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사업 결과를 면밀히 분석·보완해 협약 기관과 적극 협력하여 다회용기 사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 스타트업 ‘잇그린’이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재질 다회용기. [요기요 캡처]

경기도의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은 이보다 앞선 지난 7월부터 다회용기 사업을 실시해왔다. 현재 지역 내 54개 가맹점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여곳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경기도 배달 다회용기 사업은 경기도가 사업 비용 전액을 부담, 소비자와 가맹점주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도 지난 달부터 다회용기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고가 운영하는 공유 주방인 ‘도시주방 역삼점’ 입점 상점에 친환경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한다. 홀 주문 또는 배달 주문 과정에서 스테인리스 재질의 다회용기를 제공한다. 도시주방 마포점 등으로 사용을 늘려갈 예정이다. 바로고는 잇그린과 다회용기 회수와 관련해서도 협력하고 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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