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들 환경부담에 신중
원자재 대란 진정에는 한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이지만 가격 안정화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셰일가스 업체가 민간 위주로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비해 ESG 등 영향으로 대규모 생산이 제약받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12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 당 80달러를 돌파한 80.39달러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83.48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도 최근 6개월간 2배 가까이 올라 7년 만에 최고가격을 경신했다. 겨울을 앞두고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난방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
미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 내 페름기 분지(Permian Basin) 같은 미국 최대의 유전은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고 있다. 페름기는 손익률이 낮고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특히 생산량을 늘리기에 매력적인 곳으로 꼽힌다.이 유전의 생산량은 몇 주 안에 코로나 이전 최고치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생산이 급증함에 따라 페름기 분지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빠르면 이달 하루 49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생산은 과거 셰일 붐과는 달리 민간 업자 중심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 자금 역시 상장업체, 기관 투자자들이 아닌 사모펀드나 가족 자금에서 투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셰일 가스 생산이 꾸준히 감소 추세라 OPEC에 영향을 주거나 원유 가격을 변동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시 기조로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셰일가스 등의 생산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개발에는 모래와 화학 첨가물을 섞은 물을 분사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수질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BNP파리바는 미국의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모건스탠리 등도 이들 업체에 대한 대출 규모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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