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그 계열 서비스가 전 세계에서 접속 장애를 일으켰던 5일(한국시간) 오전, 넷플릭스가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게재한 사진. 넷플릭스는 이 사진을 올리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다운됐을 때”라는 설명을 달았다.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페이스북과 그 계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전 세계에서 접속장애를 일으키며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현 상황을 꼬집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활용되고 있다.
넷플릭스 콘텐츠 중 처음으로 83개국 1위 기록을 남기는 등,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5일 오전 넷플릭스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다운됐을 때”라는 설명과 함께 한 사진을 게재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던 중 술래가 돌아보기 직전 넘어질 뻔한 성기훈(이정재 분)을 동료인 알리(아누팜 트리파티 분)가 붙잡아주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알리의 옆에는 ‘트위터’ 꼬리표를,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성기훈에게는 ‘모두(Everyone)’ 꼬리표를 달았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먹통으로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을 트위터가 살려줬다는 메시지였다.
넷플릭스는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전 12시 50분께부터 수 시간째 접속 장애를 일으킨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접속 중단 직후 페이스북은 “일부 사용자들이 접속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는데, 결국 7시간 가까이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2008년 이후 최악의 가동 중단’이라고 지적까지 나왔다. 페이스북은 오전 7시 30분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앱과 서비스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접속 장애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트윗에 트위터도 오징어게임을 활용해 제작한 밈 이미지로 재치 있게 화답했다. [트위터 캡처] |
넷플릭스의 트윗에 트위터도 재치 있게 화답했다. 오징어게임 극 중 성기훈이 ‘달고나’를 핥아먹고 있는 장면을 캡처해 올렸는데, 성기훈에게는 ‘모두(Everyone)’ 꼬리표를, 달고나에는 ‘우리(Us, 트위터)’ 꼬리표를 달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다운된 이후 ‘모두가 트위터에 매달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여기에 또 한번 ‘넷플릭스와 트위터는 깐부’라며 답글을 남겼다.
오징어게임을 활용해 밈을 올린 것은 비단 두 계정뿐만이 아니었다. 넷플릭스의 트윗에는 3000개가 넘는 답글이 달렸는데, 그중에는 또 다른 오징어게임 장면을 활용해 제작된 밈이 적지 않았다. 동료를 구하지 못해 혼자 외롭게 떨어져 있는 오일남(오영수 분)을 두고 ‘트위터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고 빗대는 식이다.
이처럼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 누리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유행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오징어게임은 덴마크와 터키를 제외한 81개국에서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덴마크와 터키에서도 지난달 30일가지 1위를 달리다 이달 1위부터 2위가 됐다. 넷플릭스 콘텐츠 중 83개국에서 1위에 오른 건 오징어게임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천은 같은날 “이 드라마는 (지난달 17일 공개 후) 28일간 전 세계에서 8200만 명 이상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최근 내부 고발자가 얼굴을 드러내고 공개적인 공격에 나선 데 이어 서비스 중단 사고까지 발생하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한 프랜시스 호건은 전날 C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페이스북은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늘 충돌했고, 그때마다 돈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페이스북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89% 급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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