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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계적 일상회복 ‘한달 시험대’...“위험 낮은 곳부터 조금씩 완화”
전문가 4인의 방역전환 조언
‘게임 체인저’ 백신에 ‘델타 변수’
접종 완료율 최대한 끌어올려야
‘위드 코로나’ 선언적 느낌 지양
위중증 환자 감당할 의료체계를
1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2486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31만377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78명 줄었으나,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5번째로 큰 규모다. [연합]
하나투어가 전 직원 정상근무를 시작한 1일 오전 종로구 본사 앞에서 김진국 대표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커피와 간식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4월부터 필수 인력 외 직원을 상대로 유·무급 휴직을 시행한 하나투어는 이날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했다. [연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점점 속도가 붙으면서 다음달 초부터는 단계적 일상회복, 일명 ‘위드(with) 코로나’로 방역 체계가 전환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위드 코로나’로의 정책 전환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한편, 위험도가 낮은 부분부터 조금씩 완화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월 초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 전환...“점진적 모임임원, 영업시간 제한 완화”=김부겸 국무총리는 1일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 전환과 관련 ▷단계적 ▷질서있는 전환▷국민과 함께 등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방역 완화조치는 ‘단계적’으로 시행하고자 한다”면서 “예방접종 완료율과 함께, 방역상황을 면밀히 관리하면서 점진적으로 모임인원이나 영업시간 제한 완화, 의료체계 개편 등을 차근차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일상회복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질서있는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변화의 시기에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현장점검과 단속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처럼 ‘위드 코로나’로의 정책 전환을 서두르는 것은 국민들의 일상불편 및 자영업자 등의 애로사항 해소도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최근 급격한 ‘내수위축’에 대한 위기 때문이다.

전날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8월 코로나 4차 대유행 본격화 여파로 생산·소비·투자가 석 달 만에 모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기록됐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비 0.6% 감소, 7월의 증가세가 단 한 달 만에 감소세로 꺾였다.

▶단계적 일상 회복... ‘백신 패스’도 검토되나=이에 정부는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검토되는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은 ‘백신 패스’다. 백신 접종자에 한해 거리두기 완화 및 사적모임 제한 등을 완화해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백신패스는 접종률이 높은 독일·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한 토론회에서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거리두기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신패스가 도입되면 집합금지 등 고강도 영업제한 조치의 효력은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음식숙박점, 노래방, 영화관 등 대다수 대면서비스업과 현재 집합금지인 유흥시설 등도 큰 도움을 받게 된다.

백신패스와는 별개로 앞으로 백신 접종률과 치명률 등 방역 지표가 개선될 경우,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기존 오후 10시까지에서 자정까지, 그 다음으로는 전체를 푸는 방식으로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미접종자에 대한 페널티(벌칙) 부과는 개인의 선택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어 여론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

▶전문가들 “백신 접종률 끌어 올리는 게 관건”=방역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책이 실효성을 내기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일상으로 향하는 출구전략을 단계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접종 완료율이 지금보다 많이 높아져야 한다”며 “초기에 접종을 한 사람들의 백신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부스터 샷 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위드 코로나 대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백신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델타변이 등으로 상황이 변했다”며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위드 코로나로 가는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의 전환을 생각할 때 확진자 수는 더 이상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는냐가 관건이다. 물론 백신 접종률이 최대한 높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를 위해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중환자 병상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될 것이고 경증 환자 등은 재택 치료 등으로 관리 가능하겠지만 중환자가 크게 늘면 병상이 부족해 의료체계가 버틸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의 일상 회복은 단계적이며 점진적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 사례를 봤을 때 한 번에 완화를 하게 되면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 성인 인구의 80% 접종이 완료된 뒤 단계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부분부터 조금씩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야외 마스크 착용을 완화한 뒤 실내 행사(장례식, 결혼식, 기업 회의)에서도 방역을 조금씩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현재 상태에서 더 이상 위중증률과 사망률이 늘지 않는다면 재택 치료를 통해 확진자를 관리할 수 있다. 응급 이송, 경구 치료제 등 의료 체계 기반을 갖춘 뒤라면 방역 완화가 가능하다. 이후에는 다중이용시설 방역도 풀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위드 코로나 시점은 확진자가 1000명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가 어떤 선언적인 느낌을 주면 확진자가 확 늘 수 있다. 자연스럽게 조금씩 완화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소비 쿠폰 등을 통해 사람들이 들뜨게 되면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더 늦어질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위중증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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