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원가·물류비 인상 여파
다음달부터 우유 뿐 아니라 탄산, 주스 등 음료까지 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음료 가격 인상은 외식업계에 도미노식 가격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서민 가계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는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주요 제품 36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하기로 했다. 품목별로는 환타 오렌지(8.3%), 스프라이트(7.1%), 파워에이드 마운틴(10%) 등 캔 음료 가격이 각각 100원씩 오른다. 페트병 음료인 토레타는 5.6% 비싸진다.
코카콜라음료는 지난 1월에도 코카콜라와 씨그램 등 일부 제품에 대한 편의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동네 마트와 슈퍼마켓, 식품점, 음식점(비체인점) 출고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채널과 품목이 다르긴 하지만 올 들어서만 세번째 가격 인상 조치인 셈이다.
해태htb가 판매하는 갈배사이다(5%), 아침에사과(5.9%), 코코팜화이트(10%) 등도 줄줄이 인상된다.
웅진식품 역시 다음 달부터 주요 제품 편의점 가격을 평균 7.7%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약 9년 만의 조치다. 대표 상품인 하늘보리(500㎖) 가격이 6.7% 올라가고, 초록매실과 아침햇살도 각각 8.3% 인상된다.
다만 올 2월초 6년 만에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롯데칠성은 이번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당시 롯데칠성은 칠성사이다 6.6%, 펩시콜라 7.9%, 레쓰비 6%, 핫식스 8.9%, 트레비 6%, 아이시스 6.8% 등으로 가격을 올렸다.
음료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최근 생산 원가가 급격히 오르면서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페트병과 알루미늄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하면서 가격 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며 “원부자재 상승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용 절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웅진식품 관계자도 “그간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화로 제조비용을 상쇄해왔으나 9년 이상 누적되다 보니 부담이 너무 커졌다”면서 “원부자재값이 너무 많이 오른데다 물류비, 인건비 등 종합적으로 오르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음료 뿐 아니라 유제품 역시 다음 달부터 가격인상이 본격화된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공급가격을 5.4% 인상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매일유업과 동원F&B도 다음주부터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동원F&B는 다음 달 6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올린다. ‘대니쉬 더(THE) 건강한 우유’ 900㎖(2입) 가격은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인상된다. 매일유업은 7일부터 평균 4~5%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남양유업도 10월 둘째 주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는 현재 인상 폭과 시기를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대형 식품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유와 음료값이 오르면서 외식업계로 가격 전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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