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형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했다. 예상했던 대로 줄어든 노치와 향상된 카메라 성능이 특징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만들었던 제품 중 최고의 아이폰”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출된 정보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스펙에 이번에도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가격은 동결하고 성능은 높이는 ‘가성비’ 전략을 취하며, 전작 ‘아이폰12’만큼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아이폰13, 최고의 제품”...역대급 카메라로 무장= 애플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온라인 행사에서 아이폰13 시리즈를 선보였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과 동일한 ▷아이폰 미니(5.4인치) ▷아이폰13(6.1인치) ▷아이폰13 프로(6.1인치) ▷아이폰13 프로맥스(6.7인치) 등 4개 모델로 구성됐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상단에 검은색으로 움푹 파인 ‘노치’ 크기가 20% 가량 줄어든 점을 제외하면 디자인도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AP는 신형 A15 칩셋을 적용했다. 애플은 “경쟁제품보다 CPU는 50%, GPU는 30% 빠르다”며 “스마트폰 모바일AP 중 가장 빠른 칩셋”이라고 강조했다. 전력 효율도 높여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전작보다 사용시간이 아이폰13과 프로맥스는 2시간 30분, 프로와 미니는 1시간 30분 길어졌다. 이밖에 아이폰13프로와 아이폰13프로맥스에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도 적용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신형 아이폰이 ‘역대급 제품’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환상적인 새로운 기술인 최첨단 듀얼 카메라 시스템과 시네마틱 모드, A15 바이오닉, 5G, 더 밝아진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 더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갖췄다”면서 특히 카메라 성능을 강조했다.

이미지 센서 크기를 키워 밤에도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 전 모델에 강력한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를 적용해 움직이면서 동영상을 촬영해도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오스카상 후보로 지목된 촬영감독 그레이그 프레이저 등이 등장해 아이폰13 카메라 성능을 호평하기도 했다.

▶‘혁신은 없었다→역대급 판매량’...이번에도 가능할까?= 업계 안팎에선 아이폰13 시리즈가 기대했던 것 보단 ‘평범하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IT팁스터(정보유출가)들이 공개했던 내용에서 크게 추가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행사 이후 애플의 주가도 전일 대비 0.96% 하락한 채 마감됐다.

하지만 전작인 아이폰12 시리즈도 “혁신은 없었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7개월만에 누적판매 1억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아이폰13에 대한 애플의 기대감도 크다. 아이폰13에 탑재할 A15프로세서의 주문량을 1억개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아이폰12와 마찬가지로 아이폰13도 단기간 내 1억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칩셋 공급난을 대비한 것이라 감안해도 상당한 물량이다. 통상 애플은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 출시를 앞두고 8000만개 가량의 부품을 주문해 왔다.

아이폰13 시리즈의 출고가가 낮아진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아이폰13 시리즈부터 64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이 사라지고 128GB가 기본 용량이 됐지만 시작가는 전작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아이폰13 미니 128GB의 출고가가 95만원인 반면, 동일한 저장용량의 아이폰12 미니는 102만원이다.

▶한국,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서 빠져= 아이폰13 시리즈는 오는 24일부터 공식 판매에 돌입한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인도 등 30여개 국가가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한국은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서 빠졌다. 멕시코, 태국 등과 함께 다음달 8일부터 아이폰13 시리즈 판매에 들어간다. 이동통신3사를 통한 사전 예약은 다음달 1일부터 진행된다.

출고가는 미니가 95만 원, 아이폰13은 109만 원, 프로가 135만 원, 프로맥스가 149만 원부터다. 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