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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인터뷰] 스티브 비건 “김정은, 트럼프와 대담한 합의하고도 평양만 가면 말 바꿔”
“김정은 태도변화, 北 비핵화 절대적 결정권에 의문 던지게 해”
“북미대화, 스톡홀름서 중단된 협의에서 출발해야…톱·다운 방식은 한계 확인”
스티브 비건 미국 전 국무부 부장관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시 대북협상을 이끌었던 스티븐 비건 전(前) 미 국무부 부장관이 2018~2019년 협상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담대한 합의를 했으나 평양에만 돌아가면 말을 바꾸거나 입장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남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재가동 및 무력시위 소식이 전해지는 등 한반도에 비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헤럴드경제는 비건 전 부장관과 7일 단독 화상 인터뷰를 통해 현재 정세를 진단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의 협상 결렬 등 남북미 관계 교착의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로 북한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꼽았다.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 사람들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평양으로 돌아가면 약속한 입장에서 후퇴하거나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이유는 우리도 모르겠다,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가 간부들이나 엘리트 집단의 압박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또 하노이 회담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원한 북한의 요구 때문이었다고도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정부에서 시도한 ‘톱 다운’ 방식(최고위급으로부터 실무급으로의 하향식 협의)은 결과적으로 틀렸으며 조 바이든 정부에서는 톱 다운과 실무협상을 혼합·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북미협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과 한국의 조언을 받아 지난 2017~2018년 북미 정상대화를 중심으로 비핵화-관계개선 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접근이었음을 배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건 전 부장관은 “톱·다운 방식이 아닌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단계별로 구체적인 실무협상과 정상회담을 반복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그런 점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여의지를 내비치는 방법으로 트럼프 행정부 때 진행되다 중단된 협상안(스톡홀름에서의 북미협상 의제)을 재개하는 형태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법을 시도해볼 것을 바이든 행정부에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건 전 부장관은 “미중관계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것은 북한문제에 있어서 미중간 파트너십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전략경쟁과는 독립된 영역으로 미국이 대북문제에 관여하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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