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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트럼프와 대담한 합의 뒤 평양만 돌아가면 말·입장 달라져”
스티븐 비건 본지 단독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시 대북협상을 이끌었던 스티븐 비건 전(前) 미 국무부 부장관이 2018~2019년 협상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대담한 합의를 했으나 평양에만 돌아가면 말을 바꾸거나 입장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남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재가동 및 무력시위 소식이 전해지는 등 한반도에 비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헤럴드경제는 비건 전 부장관과 8일 단독 화상 인터뷰를 통해 현재 정세를 진단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의 협상 결렬 등 남북미 관계 교착의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로 북한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꼽았다.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 사람들은, 김 위원장 조차도, 평양으로 돌아가면 약속한 입장에서 후퇴하거나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이유는 우리도 모르겠다,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가 간부들이나 엘리트 집단의 압박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또 하노이 회담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원한 북한의 요구 때문이었다고도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정부에서 시도한 ‘톱 다운’ 방식(최고위급으로부터 실무급으로의 하향식 협의)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며 조 바이든 정부에서는 톱 다운과 실무협상을 혼합·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북미협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과 한국의 조언을 받아 지난 2017~2018년 북미 정상대화를 중심으로 비핵화-관계개선 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접근이었음을 배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건 전 부장관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후) 평양에 돌아가 내부 간부들로부터 압박을 받았거나 반발에 직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톱·다운 방식이 아닌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단계별로 구체적인 실무협상과 정상회담을 반복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그런 점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여의지를 내비치는 방법으로 트럼프 행정부 때 진행되다 중단된 협상안(스톡홀름에서의 북미협상 의제)을 재개하는 형태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법을 시도해볼 것을 바이든 행정부에 추천한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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