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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금융 민영화, 비은행 계열사 확대하나
예보 비상임이사 추천권 상실
4% 과점주주 사외이사 추천권
경영성과 위주 지배구조 구축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M&A 동력
금융플랫폼 경쟁력 강화 속도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에 완전 민영화의 길이 열렸다. 정부가 최대주주 지위는 물론 비상임이사 추천권도 내려놓기로 결정하면서다. 향후 우리금융이 경영성과와 주주친화 위주의 성장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칠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우리금융의 숙원 사업인 비은행 계열사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밝힌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방안 가운데 눈에 띠는 점은 '비상임이사 추천권 포기'다. 대규모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4% 이상 신규 취득에 대해 우리금융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예보의 현재 지분 15.13% 가운데 최대 10%를 매각하면서 최대주주에서 내려오는 동시에, 그간 예보가 추천해온 비상임이사를 새로운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금융의 지배구조가 사실상 완전히 민영화된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4% 이상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게 되고 예보의 비상임이사 추천권이 상실되면 순수 민간 과점주주체제가 되는 셈”이라며 “주주친화적 지배구조 체제에서 경영성과 위주의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칠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완전 민영화의 길이 트인 우리금융은 우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M&A를 위한 자금여력은 현재도 충분하지만, 그간 지배구조상 정부의 통제를 받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키지 못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우리금융의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100% 수준으로, 금융지주사 평균(120%) 보다 낮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자회사 출자 금액을 금융지주사의 자기 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이 지표가 낮을수록 자회사의 투자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 보험 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벤처캐피탈(VC)도 필요하다. 종합금융그룹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비은행 계열사를 확대하는 일이 우리금융의 당면 과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에 채워야 할 사업 포트폴리오가 많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며 "비은행 부문에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 동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빅테크와의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플랫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마이테이터,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발빠르게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배구조상 단일대오로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DT)을 속도감 있게 펼칠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라 기존보다 더 적극적인 경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증권, VC 등 수익성 높은 비은행 계열사 확대가 예상되며 금융 플랫폼 전략에도 더 적극적인 행보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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