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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쓱해진 정부...‘집값 통계’ 민간쪽으로 수렴
부동산원 표본 2배 확대...KB국민과 비슷
8500만원 넘던 가격차 1600만원까지 줄어

8550만원이 한 달만에 1600만원으로 줄었다. 정부의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격 차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매달 발표하는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7월 4억3655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조사 7월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4억5258만원이다. 두 기관의 가격차는 1602만원이다.

각각 정부와 민간을 대표하는 부동산 통계자료 격차가 7월에 크게 줄었다. 두 기관이 조사한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격 차이는 지난해 8월 4956만원을 시작으로 9월 5365만원, 12월 6629만원 등 격차가 매달 커졌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1월 7003만원이던 두 기관의 집값 차이는 ▷4월 8106만원 ▷5월 8302만원 ▷6월 8553만원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계속 벌어졌던 두 기관의 집값 차이가 7월에 갑자기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은 7월부터 월간 조사 표본 수를 기존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2배 가량 늘렸기 때문이다. 주간 조사는 기존 9400가구에서 3만2000가구로 확대했다. 그러자 집값이 단숨에 20.9%가 급등했다. 민간 기관인 KB국민은행과 비슷해졌다. “민간기관 조사는 호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원 통계가 더 정확하다”던 지금까지 정부의 말이 무색해진 순간이다.

8월의 경우 KB국민은행 기준 4억6014만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의 가격은 이달 중순 발표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4년간 민간의 집값 상승 우려와 경고를 부동산원 통계를 인용해 반박하곤 했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해 8월 “(당시)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는 통계자료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현재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집값 상승폭에 대해 “한국감정원 통계로 11% 정도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동산원의 7월 통계자료가 나온 직후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집값 상승률이 7.7%인데 한국은 5.4%에 불과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잘못된 현실 인식은 다시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쭉 발표한 뒤 부동산 매매 시장에 있어선 지표상으로 보합세 내지는 안정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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