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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북한의 열병식 준비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미 공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휴일인 5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글로벌호크는 이날 수도권과 강원도 등 군사분계선(MDL)에 인접한 남한 지역 상공을 여러 차례 동서 방향으로 비행했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다.
한번 뜨면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고 작전반경은 3천㎞에 달해,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의 한반도 상공 비행은 이전에도 종종 포착됐다. 이번에는 북한이 평양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직후인 만큼, 관련 동향 파악 차원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평양의 미림비행장에서 군부대 편성이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미림비행장으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을 올리고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월에 열병식이 있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림비행장은 북한이 과거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사전 예행연습을 진행한 곳이다.
합참 관계자도 "한미 정보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5주년, 10주년 등 정주년을 기념해 군사 퍼레이드 등을 했고, 지난해에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이어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두 차례 개최한 바 있다.
각각의 열병식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비롯한 신무기를 공개했다.
통상 북한이 열병식 1∼2개월 전부터 미림비행장 등에서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내달 정권 수립 73주년(9월 9일) 또는 당 창건 76주년(10월 10일)에 열병식을 또 개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주년이 아닌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역에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규모가 예년만큼 크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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