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여야 갈등에서 MBC '100분 토론'에 불참한 데 대해 "토론 자체가 희화화될 수밖에 없었다"며 "방송을 10년 가까이하면서 방송사의 많은 분들에게 불편을 끼쳐가며 참석을 거절한 것은 처음이었다. 시청자와 방송사와의 약속을 오롯이 지키지 못한 데 대해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성명서를 내고 "이 대표가 전날 (100분 토론)생방송을 40여분 앞두고 출연 취소를 최종 통보했다"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야당 대표인 저는 당시 백분토론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었다"며 "저는 당연히 강행처리에 저항하는 우리 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보다 백분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30일 오후 이른 시점부터 민주당이 강행처리를 하면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며 "40분 전 불참 통보를 한 게 아닐 뿐더러, 주기적으로 연락한 백분토론 제작진에게 '오늘 국회 상황상 참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계속 했으나 마지막까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토론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초 백분토론 제작진이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저를 초대한 것은 입법 전 국민에게 양당 입장을 상세히 알리고 국민의 판단을 돕자는 취지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이 공언했던 대로 처리를 진행했다면 백분토론 자체가 희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또 "토론을 하자고 해놓고 그 진행 중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고, 민주당은 명백히 토론 진행 중 강행처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이 대표는 "4차에 걸친 협상 끝 민주당과의 잠정 합의안이 도출된 것은 오후 10시30분경으로, 방송 시작 시간인 10시30분을 지나 당일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 민주당 내 분위기는 강경파가 주도했다. 합의안이 나온 후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합의에 역할을 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GSGG'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강행 처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그 와중에 제가 국회 현장을 비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여당과 청와대를 규탄한다"며 "또, 다시 한번 토론 불참에 대해 사과하고 언론재갈법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MBC 노조의 노력을 우리 당은 적극 응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