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겨냥해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며 “경선판을 깨겠다면 그냥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 위원장이) 경준위와 최고위원회가 이미 확정한 경선룰을 자기 멋대로 뜯어고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으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말라”며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던 경선준비위원회의 경선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측은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준표 의원과 유 전 의원은 확장성 있는 후보 선출을 위해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당 최고위는 선관위에 경선룰 관련 전권을 위임한 상태다.

유 전 의원은 “불과 5년전 2016년 총선에서 180석도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던 우리 당은 겨우 122석을 얻고 기호 1번을 민주당에 빼앗겼다. 패배의 이유는 단 하나, 청와대의 지시대로 공천전횡을 일삼던 이한구 공관위원장 때문”이라며 “정 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평가가 시작되니까 지금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후보에게 정권교체와 당의 운명까지 걸고 같이 추락하자는 것인가”라며 “선관위가 특정 후보를 위한 불공정한 룰을 만들 경우 저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위원장이) 선관위원장 되기 진전 (윤 전 총장을) 만난 것을 시인했고, 제가 알기로 윤석열 캠프측 다른 사람도 선관위원장을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정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이 얘기했다. 그런 것도 상당히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선 투표를 우리끼리만 하나”라며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은) 경선판을 깨고 대선판을 망칠려고 하는 이적행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윤희·신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