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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으면 학살당한다”…하자라족 필사의 탈출 행렬
이슬람 시아파 소수민족…과거 탈레반 인종청소 대상
파키스탄으로 대거 탈출…1만명 대피
이슬람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인.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탈레반이 표적을 삼아 학살하는 이슬람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파키스탄으로 탈출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과거 탈레반이 집권하던 시절 학살 대상으로 삼은 하자라족이 아프간과 인접한 파키스탄으로 대거 탈출하고 있다.

하자라족은 아프간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소수민족으로, 몽골인의 후예로 추정된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아프간을 집권했을 때 하자라족은 인종 청소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 기간에만 수백명의 하자라족이 처형됐다. 수니파 탈레반이 시아파인 하자라족을 ‘진정한 이슬람’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탈레반은 하자라족을 자비없이 처형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달 탈레반 소속 군인이 하자라족 9명을 사살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난 5월 하자라족에 대한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게티이미지뱅크]

20년 전에 겪었던 탈레반 정권의 악몽이 다시 현실이 되자 하자라족은 아프간을 떠나기 위해 분주해졌다. 한 구호단체는 1만명의 하자라족이 아프간을 대피해 파키스탄 중서부 퀘타에 도착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몇몇 하자라족은 가디언을 통해 “우리를 파키스탄으로 보내줄 중개업자에 50파운드에서 350파운드(약 8만~56만원)까지 지불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인터뷰한 하자라족 셰리 알리(24)는 아내와 아이와 함께 아프간을 대피했다. “탈레반이 통제하는 구역을 통과하는 데 3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구가 ‘회차하라’는 탈레반의 명령을 거부해 총살당했다”며 “친구가 죽는 그 순간, 아프간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파키스탄 또한 하자라족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아 이들의 안전이 보장될지는 미지수다. 이곳도 탈레반처럼 수니파 군사조직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파키스탄에서 사살된 하자라족만 509명이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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