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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 13조...제약사 “눈이 번쩍 뜨이네”
황반변성 환자 증가...R&D 경쟁 가열
‘루센티스’·‘아일리아’ 관련시장 양분
종근당,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곧 허가
삼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박차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 모습.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의 증가로 노인성 안과 질환 치료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노인 안과 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개발 열기가 한창이다. 앞으로도 관련 치료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경쟁도 점정 가열되고 있다.

▶노인의 실명 원인 ‘황반변성’...환자 늘자 치료제 시장 13조원 까지=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yellow spot)이 노화나 염증 등으로 인해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망막에서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인 황반이 기능을 잃으면서 시력이 감소되고 심하면 실명까지 하게 된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건성에서 시작해 습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건성의 경우 시력 저하가 크지 않지만 습성의 경우 실명을 유발할 만큼 중증도가 크다. 이에 습성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16년 14만5000명에서 2020년 20만1300명으로 5년간 6만명 정도 증가했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인 11만9000명이 70대 이상이었고 이어서 60대가 5만6000명일 만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다.

이에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도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해 기준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3조원으로 파악됐는데 앞으로 성장이 더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2028년이 되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9개국의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가 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바이오, 유럽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허가...종근당은 국내 허가 임박=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에는 ‘루센티스’와 ‘아일리아’가 있다. 루센티스의 지난 해 글로벌 매출은 4조원, 아일리아의 매출은 8조7000억원으로 사실상 두 제품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내외에서 이 두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바이오시밀러의 도전을 받고 있는 건 루센티스다. 루센티스는 제넨텍이 개발한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로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물질 특허가 끝났고 유럽은 2022년 1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가장 앞선 건 바이오시밀러 전문 개발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3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성분명 라니비주맙)’의 유럽 판매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우비즈는 지난 6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긍정의견을 받은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허가를 받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우비즈는 지난 해 11월 미 FDA에서도 허가 검토가 시작된 만큼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허가가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을 들이고 있다면 종근당은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국내 임상 3상을 마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종근당이 개발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생혈관성(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루센티스와의 동등성 입증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3개월 시점에 시력 손실을 보인 환자 비율은 CKD-701 투여군 97.95%, 루센티스 투여군 98.62%로 동등성 범위를 충족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701은 임상시험을 통해 루센티스와 치료 효과가 동등함을 입증했다”며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치료 약물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치료 기회 확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삼성바이오·셀트리온·삼천당 등 각축=또 다른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는 매출액(8조7000억원)으로만 보면 루센티스(4조원)보다 더 매력적이다. 아일리아의 특허는 미국에서 2023년이면 만료되기 때문에 그리 긴 시간이 남은 건 아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3상은 446명을 대상으로 오는 2022년 4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3월 FDA에 이어 4월 식약처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일리아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임상으로 300명을 대상으로 오는 2023년 3월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안과 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삼천당제약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 들었다. 현재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 560명을 대상으로 ‘SCD411’와 아일리아 간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임상 3상을 시행 중인데 내년 4월 완료가 목표다. 삼천당은 해외 출시를 위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알테오젠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에 대한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3상을 준비 중이다. 특히 알테오젠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보니 노인 관련 안과 질환 치료제 시장도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루센티스와 아일리아 모두 특허가 임박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기에 바이오시밀러들의 도전이 거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이 동등함을 입증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영역이라고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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