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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어지는 거리두기...반찬, 백화점 효자됐네
돌밥 지친 주부들 반찬가게 찾아
7월 한달 동안 34%↑ ‘문전성시’
월매출 1억 넘는 반찬가게도 등장
애그플레이션 현상도 한몫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백화점 내 반찬가게 인 기가 파죽지세다. 보복 소비 분위기가 한풀 꺾이며 전체 백화점 실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거리두기 장기화로 ‘돌밥(돌아서면 밥을 한다는 신조어)’에 지쳐 인근 백화점 식품관을 활용하는 주부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패션 매출은 줄고 있는데...반찬가게는 인기=2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집밥 수요가 늘면서 식품관 내 반찬가게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한 달(7월 22일~8월 22일) 롯데백화점 반찬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반찬가게 매출 증가는 올해 내내 이어진 추세다. 올해 1~7월 기준 전년 동기간 대비 26% 신장하였고, 특히 본격적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7월 한 달 동안은 매출이 전년 동기 34% 증가하기도 했다.

반면 전체 백화점, 그 중에서도 패션 매출은 정반대다. 특히 패션 부문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한 달(7월 22일~8월 22일) 여성 패션은 22%, 남성 패션은 5% 역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여성패션 7%, 남성패션 9.4%, 명품 매출이 2.7% 감소했다. 가을 신상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두기 장기화로 패션부문의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돌밥 지친 주부들, 백화점 반찬가게 들락날락=반찬가게 인기가 이어지는데는 거리두기 장기화와 함께 천정부지로 치솟은 농산물 가격 영향이 크다.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현상이 길어지면서 ‘밖에서 사먹는 거나 집에서 해먹으나 똑같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8월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농축수산물은 9.6%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황이 이렇자 ‘월 매출 1억’을 달성하는 반찬가게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강남점 내 반찬가게는 지난달 월 평균 매출이 1억원이 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내 반찬가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단골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본점, 노원점, 구리점 등 7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올해 4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수도권 전역에서 이뤄지던 반찬 정기구독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최대 20%까지’ 반찬 마감 할인 가능=반찬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마감 할인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는 스타트업 라스트오더와 손잡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반찬과 디저트, 빵, 초밥 등을 20% 할인 판매 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내 마감임박 상품의 수량과 픽업 가능 시간을 실시간으로 소비자들이 안내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마련했다. 미리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한 후 원하는 시간에 매장에서 음식을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들어 물가가 많이 상승하면서 시간 등의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생각하시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일반적인 밑반찬 메뉴도 잘 팔리지만 깐풍새우, 매운 등뼈찜과 같이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메뉴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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