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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확진자 그만 세고, 방역패러다임 새로 짤 때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주를 거듭하고있다. 델타 변이는 전 세계를 다시 1년 전 상황으로 돌려놓고 있다. 유일한 대안인 백신마저 수급 불균형 등 여러 변수가 꼬이면서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매일같이 ‘최고치 경신’이라는 통계만 나올 뿐 근본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거리두기 4단계라지만 주말 유원지나 음식점은 거리두기가 실종된 지 오래다.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사람과 개의치 않는 사람 간 ‘감정의 골’은 폭발 일보 직전이다. 1년 반이 넘어가는 지금의 방역대책에는 문제가 없는 걸까? 국민의 70%가 백신만 접종하면 과연 문제가 해결될까?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와는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로 기존의 방역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들이 과학자 사이에서 연이어 제기된다. 지금까지 방역목표는 백신을 국민의 70~80%까지 맞게 해 ‘집단면역’을 달성, 신규 확진자를 차단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와 ‘람다, 에타, 카파, 이오타 변이’ 등의 출현으로 ‘집단면역 달성=코로나 종식’이라는 등식은 인류의 ‘희망사항’으로, 빨리 이 같은 ‘환상’에서 벗어나 방역목표를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는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전 인류가 90% 이상 다 접종을 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거니와 달성한다 해도 과연 집단면역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것인가라는 의구심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전염병학회(IDSA)는 델타 변이가 집단면역 기준을 80~90%로 끌어올렸다고 추정했다. 기존에는 인구의 60~70%가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델타 변이 등장 이후론 최대 90%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새로 등장하는 변이 바이러스 탓에 높은 백신 접종률도 집단면역을 보장하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그렉 폴란드 백신연구소장은 “95%의 백신 접종률로도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공급 차질, 접종 기피 문제 등으로 기존에 설정한 집단면역 기준마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백신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온다. 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가장 많이 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이스라엘은 이미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투여하기 시작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효과가 좋아 높은 수준의 면역을 달성하기 쉽지만 이마저도 돌파 감염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는 지난 3월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집단면역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백신이 일부 잘사는 나라에만 계속 집중되고 있고 끊임없이 변종 발생으로 집단면역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 수가 대규모로 줄었다가 델타 바이러스와 돌파 감염 등으로 다시 확진자가 폭증하자 확진자 차단보다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을 관리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 완료만을 정책의 종착점으로 보면 또 실기하게 된다. 다른 나라들의 추세를 본보기삼아 선제적으로 장기화에 대비해 중증환자 병상 확보, 치료제 개발 등의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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