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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단력·솔직함’ 돋보이는 ‘공격수’...준비 부족·인지도 ‘과제’ [대선주자 SWOT 분석 ⑤최재형]
‘직진 정치’ 별칭, 과감한 결단력 ‘강점’
‘준비 부족’ 꼬리표·낮은 인지도 ‘약점’
탄핵문제에서 자유로운 입장은 ‘기회’
강한 보수색채·잇단 설화 논란 ‘위기’

말 그대로 ‘속전속결’이다. 감사원장 사퇴에서부터 정치 입문 선언, 국민의힘 입당에 이르기까지, 과감하고 빠른 결단력이 돋보인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나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에 ‘직진 정치’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정치판에 입문한 지 약 한 달 반, 그동안 최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공격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초반에는 ‘윤석열 대체재’, ‘플랜B’로 주목받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대권주자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데 주력하는 셈이다.

다만, 야심차게 내놓은 출마선언 당시 “공부하겠다”며 구체적인 정책현안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은 비판 지점으로 꼽힌다. 최 전 원장 역시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정부가 국민의 삶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작은 정부론’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최 전 원장의 장점과 단점, 기회와 위기를 짚어봤다.

최 전 원장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빠른 결단력’이다. 최 전 원장은 대권 등판설이 돈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난 6월말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은 사퇴 17일 만이다. 도중에 부친상을 치렀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유례없이 빠른 행보다. 당초 한동안 제3지대에 머무르며 정치 등판 준비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깬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예상보다 빠르다”, “놀랐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나왔다.

특히, 최 전 원장의 과감한 결단은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비되며 한층 돋보였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후 석 달 넘는 기간 동안 잠행을 이어가며 ‘전언정치’를 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계 입문은 윤 전 총장이 먼저였지만, 국민의힘 입당은 최 전 원장이 빨랐던 것도 마찬가지다.

도덕성 측면에서 눈에 띄는 흠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윤 전 총장이 부인, 장모 등 ‘가족리스크’로 공격받는 것과 비교해 최 전 원장은 도덕성 검증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로 여권에서 자녀에 대한 아파트 불법증여 의혹을 제기했지만, 빈틈없는 해명으로 논란을 종식시키기도 했다. 오히려 ‘애국가 완창 논란’ 등이 불거졌을 때 가족들이 적극 엄호에 나서는 등 든든한 우군으로 활약 중이다. ‘미담 제조기’란 별명도 있다. 최 전 원장은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쓰지 못하던 친구 강명훈 변호사를 고등학교 시절 2년간 업고 같이 등하교한 일화는 유명하다. 또, 판사시절인 2000년과 2006년 두 명의 아들을 입양하는 등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변호사는 최 전 원장의 정계 입문설이 돌던 당시부터 언론에 최 전 원장의 입장을 대변하는가 하면, 캠프가 꾸려진 후에는 후원회장을 맡고 나섰다. 따뜻한 품성과 동시에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강단 있는 면도 있다. 감사원장 재직시절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과정에서 정치권의 외압 논란에도 감사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본격 출마 선언에서 붙은 ‘준비 부족’ 꼬리표는 최 전 원장의 가장 큰 약점이다.

그는 지난 4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 당시 국정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겠다”, “공부하겠다” 등으로 답하며 대선 후보로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당시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출마 선언’이 아닌 ‘공부 선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당장 당내 경쟁자들도 “준비가 안됐다면 벼락치기 공부라도 해서 준비된 후에 나와야 한다”(홍준표), “청와대는 공부방이 아니다”(원희룡)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최 전 원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를 겨냥해 비판을 내놓으며 연일 이 지사와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13일에는 경제정책에 대한 비전을 내놓기도 했다.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은 점도 약점이다. 윤 전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의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은데 반해, 최 전 원장은 정치권에서는 유력 주자로 꼽히지만 인지도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치 입문 후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두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다만, 보수진영의 ‘뇌관’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서 자유로운 점은 최 전 원장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책임자였던 만큼, 일부 극우 보수층 사이에서 껄끄러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불발되긴 했지만 최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8.15 광복절 사면론이 회자됐을 때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입장이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반면, 최 전 원장은 스스로도 윤 전 총장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리나라의 복잡한 과거의 정치사와 관련해 정치적 빚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와 저를 비교할 수 있는 한 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문법’에 맞지 않는 솔직한 화법 역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예상보다 짙은 보수색채는 위협 요인 중 하나다. 최 전 원장은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꼽는가 하면, ‘애국가 완창’ 논란을 일으킨 가족모임 사진을 공개하는 등 보수적인 면모를 보였다. 또, 첫 지역행보로 자신의 고향인 경남 진해를 방문한데 이어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보수층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의 삶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작은 정부론’을 꺼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보수색과 설화 논란이 ‘마의 10%’ 지지율을 뚫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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