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다른 후보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않겠다”라고 공개 제안했다. 경선 과정에서 격화한 이낙연 후보와의 네거티브 공방을 의식한 발언으로, 이 후보는 경선후보 캠프 간 상시 소통채널 개설을 제안하며 “민주당 대선후보답게 끝까지 원팀정신을 지켜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8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동지에게 상처를 주고 당에 실망을 키우는 네거티브 악순환을 끊겠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모든 후보와 당원들이 단단한 원팀이 되어 본선 승리를 일궈야 할 책무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격화되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국민들께서도 실망감을 비치고 계십니다. 지역 순회 중에 “민주당이 집안싸움 너무 심하게 한다”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라며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당원과 지지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흑색선전에 가까운 과도한 네거티브 공격에 맞선 최소한의 방어조치로서 진실에 기초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마저도 국민들 보시기에 불편하신 것 같다”라며 “경선은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당에 정권을 다시 맡겨도 좋겠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각 갬프 상황실장을 통한 상시 소통채널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후보 간의 신상이나 사실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언론이 아닌 캠프 간 소통채널에서 먼저 확인과정을 거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제기와 공방이 발생하지 않게 하면 좋겠다”라며 “타후보측이 소통채널 개설에 응하지 않더라도 저와 관련된 어떤 의문도 우리 캠프 상황실장에게 질의하면 모두 확인해 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허위사실을 통한 상대 후보 비방 등에 대해서는 당을 향해 “지도부와 선관위는 사실에 기반한 공정한 경선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맹백한 허위사실에 기초한 음해나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공개 선언하고 나선 것은 최근 이낙연 후보와의 전방위 네거티브 공방이 두 후보의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당 안팎의 비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 제기와 이낙연 후보의 선거법 위반 전과 논란 등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두 후보의 지지율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간 후보자와 캠프를 상대로 네거티브 자제를 요청해왔던 당 지도부의 요청도 이 후보의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에는 당 상임고문단 역시 송영길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네거티브 공방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과정을 언급하며 “당시 문재인 후보가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자 저를 비롯한 경선후보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용광로 선대위’로 하나가 되었고 당원동지들과 지지자들도 문재인 후보로 뭉쳤다”고 강조했다. “당시 선거법 제약을 받는 성남시장 신분이라서 직접 뛰지는 못했지만 이재명 캠프 구성원 모두 선대위에 합류했고, 제 아내도 김정숙 여사님을 모시고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