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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무더위 면적, 9년새 2배 이상 커졌다”
그린피스, 韓지표면 온도 18년치 분석
8월 한낮 30도 이상인 면적 12→27%
서울·대구 등 5곳, 18년 내내 낮 평균 30도 상회
20년전보다 무더위 시점도 빨라져…서울 10.6일
“폭염 잦아질 것…대선주자들 기후위기 공약 필요”
지난 18년간 매년 8월 한낮 평균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한 지역.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8월 평균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국토 면적이 최근 9년 새 2배 이상 커지고, 무더위가 도래하는 시점도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온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차기 정부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지표면 온도 자료 18년치를 분석해 발표한 국내 무더위 경향성 보고서를 보면, 8월 한낮의 평균기온이 30도를 넘는 면적은 2002~2010년 12%에서 2011~2019년 27%로 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그린피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MODIS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확보해 8월 오후 1시30분 기준 지표면 온도가 평균 30도를 넘는 면적을 집계한 결과다.

최근 9년간 전 국토의 87%에서 온도 상승이 관찰됐고, 특히 서울 일부 지역 등 전체의 6%에서는 1.5도 이상 큰 폭의 온도 상승이 나타났다.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말)로 알려진 대구를 비롯해 서울, 인천, 전주, 광주 등 5개 지역은 18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8월 평균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30도 이상의 무더위가 찾아오는 시점도 빨라졌다. 2000년 이전 20년과 비교했을 때 2001년 이후 무더위가 연중 처음 도래한 날짜는 전국적으로 평균 10.6일 앞당겨졌다. ▷광주 12.7일 ▷부산 11.5일 ▷서울 10.6일 ▷수원 9.3일 ▷ 울산 3.5일 ▷대구 1.5일 등 주요 8개 인구밀집 대도시 중 6개 도시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9년 새 8월 지표면 평균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라간 지역이 2배로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그린피스 분석 자료.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제공]

한국 인구의 절반을 넘는 2700만여 명은 8월 온도가 30도 이상인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대도시에 온실가스와 열섬 현상 등에 따른 고온화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30도 이상 고온 지역이 전 국토의 4%였던 2014년의 온열질환자는 1만8004명이었으나, 고온 면적이 46%로 늘어난 2018년에는 4만4094명으로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무더위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 2040년에는 동해안, 태백산맥 등 일부를 제외한 남한 지역 대부분의 8월 지표면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 기온이 임계점인 29.2도에서 1도 더 오르면 사망률이 15.9% 증가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무더위 심화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고 그린피스는 지적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김지석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더 강렬한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폭염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신속하게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 나오는 여야 후보들 모두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기후적응 정책 등 총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 패키지를 공약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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