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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에 택시까지 ‘별점 노예’…리뷰 평가 ‘골칫거리’ 되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출근길에 탄 택시 별 4개, 점심에 배달시킨 식당 별 4.5개, 휴가 때 다녀온 펜션 별 3개…일상 곳곳 ‘별점 평가’, 문제 없나?”

배달앱에서 시작된 별점 평가 제도 논란이 택시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일정 평점 이상을 받은 기사만 유료 멤버십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자 기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리뷰 평가 시스템의 기본으로 인식됐던 별점 제도는 플랫폼 업계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갑질 고객으로 인한 피해와 서비스 개선 효과 사이에서 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2일 약관을 개정하고 평점 4.0 이하의 기사는 좋은 배차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에 가입할 수 없도록 했다. 기존 가입자 또한 멤버십 갱신을 위해서는 평점 3.8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카카오택시는 오래 전부터 택시 기사 별점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택시 이용 후 서비스 만족도·택시 청결도 등을 별 5개 만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같은 평점 제도는 지금까지는 단순 참고용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유료 멤버십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 것이다.

택시 기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80%를 차지하는 만큼, 좋은 배차를 위해선 ‘별점 노예’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평점 때문에 승객의 폭언, 갑질 등을 참아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최근 들어 ‘별점 평가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이 커진 탓에 반발은 더욱 거세다. 앞서 쿠팡이츠의 ‘새우튀김 갑질 사건’이 벌어지며 배달앱 등에서는 별점 제도의 폐해가 지적됐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카카오가 생뚱맞게 ‘별점 평가’에 합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배달앱에 노출되는 합리적이지 못한 별점 평가 [배달앱 캡처]

배달앱, 택시 중개앱 뿐만 아니라 플랫폼 업계 전반에서 별점 평가 제도는 ‘골칫거리’다. 숙박앱과 지역(지도) 앱 등에서도 별점 리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플랫폼이 피해 방지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높아졌다.

하지만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 만족도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별점 제도를 마냥 폐지할 수도 없는 형국이다. 별점을 유지하자니 ‘갑질 피해’가 터지고, 폐지하자니 ‘서비스 개선’ 효과가 줄어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정부도 별점제도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개정안을 마련하고, 가이드라인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업계도 각자 기존 제도 개선, 별점 평가 폐지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례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은 악성 리뷰로 판단되는 글은 일정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지도, 플레이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는 오는 9월부터 점차 별점 리뷰를 없애고 키워드 리뷰를 도입할 방침이다.

네이버가 오는 9월부터 노출할 키워드 리뷰 [네이버 제공]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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