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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올라도 고정금리 대출 외면받는 이유
6월말 비중 27.3% 불과
은행들 위험 부담에 기피
변동금리보다 훨씬 비싸

시장금리가 오름세인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했지만 변동금리 선호현상은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다.

절대금리 수준에서 여전히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훨씬 낮은데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대출자들도 금리 급등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쉽게 말해 고정금리 대출이 너무 비싸다는 뜻이다.

2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8.5%를 차지했다. 5월(22.0%)과 비교해 한 달 사이 3.5%포인트(p)나 더 떨어졌다, 새 가계대출의 81.5%가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것으로,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와 2019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63.8%, 53.0%)과 비교하면, 불과 1∼2년 사이 20∼30% 포인트(p)나 뛴 셈이다.

신규 대출이 아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기준으로도 6월 고정금리 대출 비율(27.3%)은 2014년 9월(27.2%)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남아있는 가계대출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고, 이 비율도 6년 9개월 만에 최고라는 뜻이다.

이유는 현재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대출자가 예상할 수 있는 향후 수년의 잠재적 변동금리 상승분보다 크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하지만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2.89∼4.48%로, 변동금리보다 상단과 하단이 0.4%포인트 이상 높다.

고정금리는 최근 빠르게 오르는 은행채 5년물 등 지표금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반면 코픽스 등을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는 수신(예금)금리 등 은행의 종합적 조달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에 상승 속도가 고정금리만큼 빠르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의 금리 범위를 기준으로 0.4%포인트 정도의 차이지만, 개별 은행 안에서는 같은 조건의 대출에서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7∼0.8%포인트나 높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같은 이유로 지난달 15일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내놓은 ‘금리상한 특약 대출’ 상품도 반응이 시원치 않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정금리 대출은 금리변동 위험을 감당하는 부담이 크다.

그만큼 가산금리를 더 받으면 되지만, 변동금리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굳이 고정금리를 팔 이유는 적다. 고정금리 가산금리를 아주 높이면 위험부담을 줄이고, 대출수요도 변동금리로 유도할 수 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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