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황해당인판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일제의 압제와 한민족의 투쟁·생존 의지가 스며있는 ‘다크투어리즘’ 근대역사공간 두 곳이 또 문화재로 등록될 전망이다. 일제 수탈지역인 목포, 군산 등지는 이미 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문화재청은 2일 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과 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근대역사문화공간이란 근대 시기에 형성된 거리, 마을, 경관 등 역사문화자원이 집적된 지역을 말한다. 기억의 장소, 다짐의 장소, 암울한 것을 극복했다는 자신감의 공간이기도 하다.

진해 근대역사문화공간(화천동‧창선동 일원 7만1690㎡)은 1910년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계획도시로서 역사적 가치를 가짐과 동시에 일본이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을 목적으로 주민들을 강제 이전시킨 아픔을 지닌 공간이기도 하다.

진해 육각집

19세기 중반 서구 도시경관의 개념이 도입된 군사도시로서 방사상 거리, 여좌천, 하수관거 등 도시의 뼈대를 이루는 기반시설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대각선(방사선) 가로체계에 따라 도로 모서리에 자리하여 뾰족집의 형태로 유연한 공간 활용의 모습을 보여주는 육각집, 중앙동 근대상가주택, 창선동 근대상가주택과 현재까지도 군사·행정도시의 생활 모습이 남아 있는 태백여인숙, 황해당인판사, 일광세탁 등 11건의 문화유산은 근대도시경관과 주거 건축사, 생활사 등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옛 서천 판교극장

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현암리 일원 2만 2965㎡)은 1930년 장항선 판교역 철도개통과 함께 근대기 서천지역 활성화 중심지로 양곡을 비롯한 물자의 수송과 정미, 양곡, 양조산업, 장터가 형성되어 한국 산업화 시대에 번성기를 맞이하였고 2008년 철도역 이전으로 본격적인 쇠퇴의 과정을 거친 근‧현대기 농촌 지역의 역사적 흐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또한, 생활사적 변화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정미소, 양조장, 방앗간, 극장, 구 중대본부 등 근대생활사 요소를 잘 간직한 문화유산 7건은 별도의 문화재로서도 가치가 충분하다.

서천 판교 근대상가주택

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되는 2건에 대해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