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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떨지 않는다, 울지 않는다’...극강멘털 10대들 도쿄를 흔들다 [도쿄 2020]
김제덕 “코리아 파이팅” 金시위
신유빈 “집 가면 마시멜로 먹자”
여서정 ‘여홍철 DNA’ 기술 무장
황선우, 박태환 기록 깨고 한국新
안세영 ‘셔틀콕 천재’ 中3때 국대
대한민국 오늘·내일 이끄는 ‘Z엔진’
양궁 김제덕(왼쪽부터), 탁구 신유빈, 도마 여서정, 수영 황선우, 배드민턴 안세영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연합]

“‘한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

‘2020 도쿄올림픽’은 Z세대(2000년 이후 출생) 선수들이 대한민국 체육계의 미래는 물론 현재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 부상했음을 알린 무대다. 실력은 기본이다. 부담에 위축되지 않는 ‘극강 멘털’도 겸비했다. 난생처음인 올림픽 무대에서도 기죽지 않는다. 메달을 따도 울지 않는다.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 안긴 양궁 김제덕 선수.

처음 참가하는 올림픽은 ‘경험’이라는 금과옥조 같은 말이 무색하다. 그들은 첫 무대를 마지막 무대처럼 대했다. 그리고 메달로 과정을 입증했다. 양궁의 김제덕과 수영의 황선우, 탁구의 신유빈, 체조의 여서정, 배드민턴의 안세영 등 10대 선수가 한국의 차세대 ‘Z엔진’이다.

▶‘기죽어야 하나요?’ 김제덕·안산=도쿄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양궁 혼성단체전 김제덕·안산 선수는은 Z세대 대표주자다. 김제덕은 2004년생, 안산은 2001년생이다. 두 선수는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남·녀 각각 1위를 기록했고, 이후 혼성 단체전에 출전해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당당히 최정상에 올랐다. 안산은 차분한 경기 운영 끝에 꿈에 그리던 ‘여자 단체전 9연패’ 시상대에도 올라 이번 대회 사상 첫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예를 얻었다.

김제덕·안산은 과거 선수들과 여러 면에서 달랐다. 마지막 발을 쏘고 금메달이 확정된 뒤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심한 메달 압박감에도 두 선수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두 선수 스스로가 밝힌 자신의 강점은 ‘극강 멘털’이다. 김제덕은 금메달을 딴 후 “좋은 징조의 ‘뱀 꿈’을 꿨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박채순 총감독은 “참 씩씩하다”고 말했다.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

▶“마시멜로 구워먹자” 신유빈=‘탁구 신동’ 신유빈은 2004년생이다. 그는 25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58세의 베테랑 니시아리안에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두고 3회전에 올랐다. 신유빈의 승리는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표선발전에서 1위로 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신유빈의 아버지(신수현)도 탁구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대학생 선수를 꺾으며 파란을 예고했던 신유빈은 국내 탁구 ‘최연소’ 기록을 전부 갈아치우고 있다. 2019년 역대 최연소 나이(만 14세11개월16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신유빈은 2014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올림픽 금메달이 꿈”이라고 말했다. 니시아리안과의 경기에서 이긴 뒤 신유빈은 “엄마 아빠, 나 돌아가면 마시멜로 구워먹자”고 말하며 웃었다.

‘도마 위 요정’ 체조 여서정 선수.

▶‘체조’ 여서정=여서정은 2002년생이다. 여서정은 지난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올렸다. 전체 5위를 기록한 여서정은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여서정이 주목받는 것은 ‘여서정’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은 도마를 짚은 다음 공중에서 2바퀴를 비틀어 돌아 착지하는 고난도(6.2) 기술로, 이 기술을 성공한다면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이 크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딴 체조기술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DNA 영향이 크다. 그의 아버지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경희대 교수다. 어머니 김채은 코치 역시 주종목이 도마다. 여서정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는 ‘어린 중견 선수’다. 대학 진학까지 미룬 여서정의 금메달 사냥은 오는 8월 1일 열린다.

‘수영 희망’ 황선우 선수.

▶박태환보다 황선우=‘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는 2003년생이다. 개회식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던 황선우는 첫 번째 올림픽 물살을 가른 뒤 메달 기대감을 더 높였다. 황선우는 25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 3조에서 한국 신기록(1분44초62)을 세웠다. 5개조 전체 39명의 선수 중 1위 기록이다. 금메달 기대감이 더 커진 이유다. 그의 기록은 11년 넘게 한국 신기록으로 남아 있던 박태환의 기록보다 0.18초 준 것이다.

황선우는 키 186㎝에 몸무게 72㎏, 그리고 팔 너비(윙 스팬)가 193㎝에 이를 만큼 수영에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고 있다. 휴식시간에도 수영 동영상을 찾아볼 정도로 성실한 노력파다. 그는 지난 5월 제주에서 세웠던 기록을 두 달 만에 다시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며 ‘신기록 제조기’로 불린다. 상황도 좋다.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일본의 마스모토 가쓰히로가 예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셔틀콕 천재’ 안세영 선수.

▶‘셔틀콕 천재’ 안세영=별명이 ‘셔틀콕 천재’인 2002년생 안세영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24일 여자 단식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스페인 클라라 아수르멘디를 2-0으로 눌렀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었던 2017년에 이미 성인 대표팀에 뽑히며 두각을 나타냈다. 안세영은 2019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에서 5개 대회를 제패하며 한국인으로는 처음 신인상도 받았다. 안세영의 세계랭킹은 8위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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