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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잘나가는 라이브커머스의 고민

“나 방송 데뷔해! ‘방송 알림’ 설정하고 많이 봐줘.”

최근 지인 3명이 연이어 라이브방송 진행자가 됐다. 라이브방송(라방)에 뛰어든 계기도 저마다 달랐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진행자가 되거나 하는 식이다. 이렇듯 유명 연예인부터 초보 방송인까지 라방에 출연하는 걸 보면 확실히 라방이 쇼핑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네이버쇼핑라이브는 서비스 시작 1년을 앞두고 누적 거래액 25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라이브방송시장은 2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세’ 라방시장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방송의 차별화다.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과 같은 IT기업부터 e-커머스기업 쿠팡, SSG닷컴, 11번가, 티몬 그리고 백화점까지 라방에 뛰어들고 있지만 방송마다 시청자 수 등의 편차가 크다는 게 업계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현재는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진행자로 섭외해 독특한 상품판매, 높은 할인율 등의 전략을 펴고 있지만 플랫폼만의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네이버는 소상공인(SME)의 라방을 적극 권장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가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진행자 ‘퍼스널 쇼퍼’제도를 운용한다.

차별화 전략을 찾기 어려우니 고정 시청자 확보도 어렵다. 시청자로서는 여러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할인율이 높거나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방송을 시청하는 ‘메뚜기 쇼핑’이 가능하다.

플랫폼들이 예능형 라방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형식만 정착된다면 TV 예능 프로그램처럼 고정적으로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이베이코리아의 예능형 라방 ‘장사의 신동’은 이달부터 방송 횟수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장사의 신동’은 4회 방송으로 매출 19억6000만원, 실시간 누적 시청자 수 89만1000명을 달성했다.

최근 시작된 정부의 제재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홈쇼핑과 달리, 규제 대상이 아니던 라방은 기업에는 자유로운 광고로 인기를 끌었으나 소비자에게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방 플랫폼 6곳에서 21건의 부당 광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12곳에서 식품 등을 판매하는 117개 방송을 대상으로 부당 광고 등 불법 행위를 집중 점검한 결과다.

부당 광고 사례를 보면 대부분 상품 효능을 과장한 경우다. 인플루언서가 방송에 출연해 제품이 항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제품을 ‘식욕억제를 통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방은 타 커머스와 달리, 구매전환율(광고를 통해 실제 소비자가 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20%대로 높은 편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플랫폼들이 어떤 생존 전략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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